[책리뷰] 『고기능 우울증』

겉은 단단하지만, 속은 이미 금이 간 사람들에게

by 감성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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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그냥 바쁠 뿐이에요.”


이 말, 너무 익숙하지 않나요?


사실은 괜찮지 않은데, 무너지고 있는데, 겉으로는 멀쩡한 얼굴을 하고 살아가는 사람들. 바로 『고기능 우울증』이 겨냥하는 대상이에요.




✔ 자율주행 인생의 함정



책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방향을 점검하지 않은 채, 인생을 자율주행 모드로 살아간다고요.


목표 달성. 성취. 인정.


그걸 위해 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 질문이 튀어나옵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살아왔을까?”


문제는, 그 질문이 너무 늦게 찾아온다는 점이에요. 이미 시간을 다 써버린 뒤에.


이 대목에서 저는 솔직히 뜨끔했습니다.


열심히 사는 게 늘 옳다고 믿었거든요. 그런데 이 책은 묻습니다.


“그 '열심히'의 방향은 맞았나요?”




✔ 성공하지 못하면 사랑받지 못한다는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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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능 우울증의 핵심은 이것입니다.


‘잘해야 사랑받는다’는 내면화된 신념.


어린 시절 완벽해야만 안전했던 아이.


실수하면 혼나고, 부족하면 무시당했던 경험.


그 기억이 어른이 되어서도 우리를 몰아붙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죠.


“우울하진 않아요. 그냥 바빠요.”


아니요. 바쁜 게 아니라, 멈추면 무너질까 봐 두려운 겁니다.




✔ 트라우마는 여행 가방이 아니다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비유가 나옵니다.


트라우마를 여행 가방에 밀어 넣고 높은 선반에 올려두려는 모습.


문제는요, 그 가방은 언젠가 떨어집니다.


쾅.


그리고 우리는 또 놀라죠.


숨기는 게 해결이 아닙니다.


풀어놓고 정리해야 합니다.


이 문장은 단순하지만 잔인하게 정확합니다.




✔ 무기력은 신호다



“나는 행복할 자격이 없는 사람 아닐까?”


이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이미 깊숙이 들어간 상태입니다.


하지만 책은 말합니다.


무기력은 끝이 아니라 신호라고.


지금 뭔가 바꿔야 한다는 신호.


이 대목, 저는 강하게 동의합니다.


무기력을 ‘게으름’으로 치부하는 사회 분위기? 그거 위험합니다.


무기력은 고장 난 마음의 경고등이에요.




✔ 문화적 마조히즘이라는 통찰



주디스 조셉은 전 세계를 연구하며 말합니다.


‘참고 견디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 문화.


영국은 “불평하지 않는 태도”


미국은 “과로와 경쟁”


우리는요?


“남들만큼은 해야지.”


결국 사회 구조가 개인의 번아웃을 부추깁니다.


개인의 나약함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이 통찰, 굉장히 날카롭습니다.




✔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말고, 떨어져 보라



고기능 우울증을 가진 사람들은 생각을 반복합니다.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왜 나는 부족할까?”


그런데 책은 오히려 말합니다.


해결하려 애쓰지 말고, 한 걸음 떨어지라고.


이건 도망이 아닙니다.


과열된 엔진을 식히는 겁니다.




✔ 성공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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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슬픈 장면은 여기입니다.


성과를 내도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말하는 사람.


상을 받아도 “착오였을 거야”라고 생각하는 사람.


스스로를 가짜라고 믿는 사람.


이게 바로 고기능 우울증의 마지막 얼굴입니다.


겉으로는 잘나가는데, 속에서는 계속 자신을 깎아내리는 상태.




읽고 난 뒤의 한 줄 정리



『고기능 우울증』은


“당신은 약한 게 아니다. 너무 오래 버텼을 뿐이다.”라고 말해주는 책입니다.


이 책은 위로만 주지 않습니다.


정확히 찌릅니다.


그리고 방향을 제시합니다.


멈춰라


숨기지 말아라


떨어져서 보라


그리고 인정하라


솔직히 말하면요,


이 책은 지금 시대의 거의 모든 성실한 사람들에게 해당됩니다.


겉은 멀쩡하지만


속은 이미 금이 간 사람들.


혹시 그게 당신이라면,


이 책은 외면하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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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기능 우울증』


주디스 조셉 지음 │ 문선진 옮김 │ 포레스트북스 │ 376쪽 │ 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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