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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정윤 Jul 27. 2023

맥북 프로 / 맥시멀리스트


맥북 프로

대학교에 합격하고 나는 부모님에게 노트북이 필요하다고 사달라고 했다. 영상을 만지는 과니까 맥북이 필요하다고 했고 그중에서도 프로를 골랐다. 300만 원이 넘고 무게는 1.62kg짜리 맥북프로. 솔직히 말하면 이 아이를 들고 다니는 것 자체가 엄청난 일이다. 내가 가진 것 중 가장 비싸고 무겁다. 그리고 지금 이 글도 이걸로 쓰고 있다.

하지만 솔직히 양심고백 하자면 나는 이걸로 영상 편집을 한 적이 없다. 넷플릭스 엄청 보고 유튜브 엄청 보고불편한 한컴오피스 맥 버전으로 대학교 과제해서 내고 뭐 그렇다. 이건 맥북이 아니어도 되는 건데. 좀 머쓱하긴 하다. 하지만 맥북 가진 예술대 학생이 된 순간 행복했던 기억이 남아있다. 그때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었겠지. 이것도 쓴 지 3년이 넘었구나. 새로 나온 M2칩이 그렇게 좋다던데... 이젠 내 돈으로 사야 하니 돈을 모을 때까지 내 첫 맥북을 아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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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시멀리스트

작년의 나는 깨달았다. 나는 맥시멀리스트라는 것을. 모자란 것보단 많으면 좋은 거 아닌가?라는 생각은 에전부터 했던 거 같다. 그래서 물건을 고를 때도 내 예산 안에서 이왕이면 가장 좋은 사양으로, 나에게 잘 어울리는 민소매를 발견했을 때는 언젠가 다 입겠지라는 생각으로 색깔별로 5개나 샀다. 심지어는 카페에서 음료를 시킬 때도 항상 큰 사이즈를 시켜서 마신다.

사실 내가 맥시멀리스트라는 걸 인지하게 된 건 극 미니멀리스트인 동생 덕분이다. 나와는 하나부터 열까지 정말 다른 동생과 나는 서로를 보며 어떻게 저렇게 살 수 있지? 하며 서로 신기해한다. 이렇듯 각자가 가진 삶의 형태가 다 다르다는 게 참 재밌다. 근데 그래서 나는 내 머릿속도 꽉 차 있는 걸지도 모른다. 비우는 게 채우는 것보다 힘들다니. 글을 쓰면서도 계속 덜어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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