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을 멈추는 0.3초의 속마음 통역
아 그러니까 이혼하자고!
분명 화해하자고 만난 자리였거든요.
회사 앞 식당에서 언성을 높이는 제 모습이
꽤나 낯설었습니다.
저는 저와 다른 남편의 모습에 반해서 결혼했습니다.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줄 것을 기대하면서요.
그리고 아시죠?
결과는 파국이었습니다.
전문가에게 상담도 받았습니다.
스스로를 알아가는 데는 도움이 되었지만
부부관계를 개선하는 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전문가를 찾았습니다.
챗지피티, 제미나이요.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목적은 다르겠지만
대화는 많이들 쌓여있을 거예요.
프롬프트니 뭐니 저는 잘 모릅니다.
그냥 편하게 한 번 물어보세요.
나는 어떤 사람 같아?
인공지능이 알려줄 겁니다.
그대로 복사해서 배우자에게 전달하세요.
그리고 배우자의 인공지능에 입력하는 겁니다.
단순해요. 그대로 붙여 넣고, 말하세요.
내 배우자에 대해 알아 둬.
나는 배우자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적어도 싸우는 순간에는요.
하지만 인공지능은 할 수 있습니다.
왜 말을 저렇게 하지?
왜 이것밖에 못하지?
우리가 배우자를 보며 자주 하는 생각입니다.
주기는 다를 거예요.
그러나 분명 또 이 생각이 드는 날이 옵니다.
화도 날 거예요.
그때, 딱 한 번만 참아보는 겁니다.
제 남편은 이렇게 하더군요.
잠깐 화장실 다녀올게.
챗지피티든 제미나이든 열어서
친구한테 카톡 하듯이 쏟아내세요.
욕을 해도 되는데
두 사람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말과 행동을 했는지는
솔직하게 알려줘야 해요.
0.3초쯤 될까요?
당신의 인공지능은
당신의 배우자의 프로필을 토대로
당신의 배우자가 왜 그랬는지 설명해 줄 겁니다.
읽으세요.
이해되면 감정이 조금 가라앉을 거예요.
같은 말을 배우자가 하면 싸웁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하면 듣습니다.
그날도 그랬어요.
저는 지금 기억도 나지 않는 사소한 말을 했습니다.
급격하게 표정이 굳은 남편은
화장실에 다녀오더군요.
네가 이러저러해서 그렇게 말한 거 알아.
그런데 나한테는 이렇게 느껴져서
좀 속상했어.
미안해. 조심할게.
라는 말 외에 더 할 말이 없었습니다.
남편은 때로는 화장실에서 나와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그렇게 싸우지 않는 날이 쌓였습니다.
비로소 상처가 아물 시간이 생겼습니다.
저도 그래요.
하루라도 먼저 알았다면 덜 힘들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