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yan 책방 Dec 26. 2021

척보면 압니다

블링크 - 말콤 글래드웰

 '생각에 관한 생각'의 대니얼 커너먼과, '넛지'의 리처드 테일러에 의하면 우리는 사고는 무의식적으로 작동하는 시스템 1과, 숙고를 해야만 하는 시스템 2로 나누어져 있다고 한다.  우리는 사물을 이해할 때 시스템 1을 사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주 오판을 하게 된다.  따라서, 올바른 의사 결정을 위해서는 시스템 2 (숙고 시스템)을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번 책 블링크에서 말콤 글래드웰은 '생각에 관한 생각', 혹은 '넛지'에서 나온 숙고 시스템과 다른 의견을 제시한다.  오히려 신속하고 감각적인 의사결정이 좋은 결과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바둑용어에서 "장고 끝에 악수 난다"라는 말이 저자의 주장이라 할 수 있다.  



좀 더 세부적으로, 저자가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자 하는 내용을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신속한 의사결정이 좋은 결과를 보인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의 폴게티 박물관에서는 고대 그리스 조각상을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과학적으로 고증 한 결과, 고대 유물이 확실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유품이 전문가들에게 검증될 때 다수가 공통적으로 아주 짧은 순간에 가짜임을 느끼게 된다.  관련 서류 등을 확인한 결과 유물은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여기에서 저자는 이렇게 단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능력을 'thin slicing'이라고 표현한다.  


존 고트만은 워싱턴 대학에서 심리학을 연구한다.  그의 연구진은 연인들과의 대화 내용과 이혼의 상관성을 연구했다.  그는 대화에서 나타나는 표정을 코드 화하여 기록했다.  약 한 시간 정도 관찰한 코드로 이혼율을 95%까지 예측 가능하다.  15분 정도 관찰하면 90%까지 예측해 낸다.  thin slicing에 의해 나타나는 또 다른 사례이다.  



두 번째는, 신속한 의사결정에도 오류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하딩은 1차 대전 이후 미국의 대통령이 된다.  잘생긴 외모 덕분이다.  사람들은 그의 외모를 믿은 것이다.  그러나, 하딩은 인사, 국방, 치안 등 모든 분양에서 가장 무능한 모습을 보인다.   디알로는 기니에서 온 22세 청년이다.   소위 치안구역 (poor area)을 순찰하던 경찰과 마주친다.  경찰들은 디알로에게 말을 걸고 뭔가 숨긴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뻔뻔한 (brazen)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사실 디알로는 오히려 두려웠을 것이다.  건장한 백인 남성 경찰 4명이 총으로 무장을 하고 22세 평범한 청년을 범죄인처럼 몰아붙였다.  


디알로는 긴장을 하고, 주머니 근처로 손을 갖고 같다.  경찰들은 디알로가 총을 뽑는 것으로 오해를 하고, 총을 쏘기 시작했다.  순식간 무고한 시민은 범죄인으로 낙인이 찍히고, 처형당했다.  


팹시 콜라는 코카콜라를 이기기 위해 대규모 마케팅 프로모션을 시행한다.  소비자들에게 펩시와 코카콜라 제품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실시했다.  초반 단맛이 강했던 팹시는 50% 이상으로 근소하게 코카콜라를 넘어선다.  코카콜라에서는 이를 계기로 신제품 뉴코크를 만들고, 블라인드 테스트 후 시장에 출시한다.  그러나 시장의 결과는 냉담했다.  뉴코크는 실패했다.  사실 블라인드 테스는 한두 모금으로 결정된 소비자의 의사결정이었다.  그러나, 실제 소비자는 한 캔을 모두 마시게 되는데, 이때 소비자의 반응은 달랐던 것이다.  결국 코카콜라는 기존 제품을 시장에 다시 내놓게 된다.  



마지막으로, 어떻게 thin slicing 기능을 향상할 수 있을까?  


성공정인 의사 결정은 즉흥적인 생각과 숙고를 병행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니산의 딜러상으로 나오는 최고의 영업맨 골롬은 고객의 외모로 그들의 잠재 구매 수요를 예측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진흙과 소똥이 묻은 복장을 하는 사람도 얼마든지 차를 자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바꾸어 생각하면, 우리는 하딩 효과에 의해 의사결정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골드만은 심장병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징후를 통계적으로 연구했다.  참고로 그는 원래 입자물리학을 연구하던 사람이었다.  그는 심장병을 나타내는 환자의 특징을 정리하고 도식화하였다.  이러한 체계를 시카고 쿡 카운티 병원의 레일리가 도입한다.  참고로 쿡 카운티 병원은 상대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이 오던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속한 의사결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했을 것이다.  이러한 골드만의 알고리즘은 쿡 카운티 응급실 벽에 붙게 된다.  결국 저자도 숙고 시스템도 보완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Blink, 딥 러닝에 의해 밝혀질 수 있을까?


김대식 교수님의 '인간 vs. 기계', '빅 퀘스천'에 의하면, 우리는 알고 있는 모든 것은 언어로 표현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우리가 김연아 선수로부터 코칭을 받는다고 생각해 보자.  좀 과장을 해서 전신 성형을 해서 김연아 선수와 똑같이 신체 조건을 만든다 하더라고, 우리는 김연아 선수의 훌륭한 피겨스케이팅 기술을 발휘할 수 없다.  그러한 신체적 기술은 언어로 전수받기 어려운 신체적 기술이기 때문이다.  워런 버핏의 주식 매매 기술도 마찬가지이다.  그는 세계가 인정하는 훌륭한 투자 전문가이다.  그러나, 그에게 철저하게 교육을 받는다 하더라도 우리는 주식부자가 될 수 없다.  바로 언어로 표현되지 못하는 직관적인 의사 결정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김대식 교수는 이러한 부분도 조금씩 딥러닝에 의해 밝혀지고 있다고 한다.  알파고가 대표적 사례이다.   



이번 책 '블링크'에서 말콤 글래드웰이 주장하는 thin slicing  기술도 결국 딥러닝에 의해 밝혀질 수 있는 분야가 되지 않을까?


같이 읽어볼 만한 책: 넛지, 김대식의 인간 vs. 기계​




매거진의 이전글 생각에 관한 생각 - 대니얼 카너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