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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책방 Jun 02. 2022

뇌 속 아몬드 작아진 윤재 이야기

아몬드 - 손원평

아들 C 군은 올해 중학생이 되었다.  C 군만의 영역이 생기기 시작했다.  필자는 너무나 당연한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찍 아들 의견을 세밀하게 물어보지 못한 것이 미안한 생각까지 들었다.  


 


C 군은 얼마 전부터 책 한 권을 추천했다.  손원평 작가의 '아몬드'이다.  C 군이 어떤 글에 영향을 받는지 궁금했다.  주말 아침 점심 밤 시간 짬을 내어 읽었다.  옆에서 C 군은 지속적으로 스포일링을 하려 한다.


 


"아빠, 어디 읽는 중이야?"


 


"응, 친구 곤이 등장했어."라고 내가 말했다.  


 


"음 곧 사건 터지겠군"라고 말한다.  C 군 입은 근질근질하다.    


 


밤 12시가 다 되어, 책을 다 읽고, 상기된 표정으로 C 군 방에 들어갔다.  벌써 잠이 들었다.  다음날 그와 이야기는 봇물 터 지 듯이 쏟아졌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윤재 이야기


윤재는 고등학생이다.  생일 겸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기 위해 가족 식사를 했다.  엄마 지은과 할멈이 자리를 같이 했다.  그러던 중, 거리에서 미치광이의 칼에 찔린다.  할멈은 사망하고, 엄마는 식물인간이 되었다.  살인자는 행복해 보이는 모든 것들을 증오했다.  끔찍한 상황에서 윤재는 슬픔을 느끼지 못했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질병이 있기 때문이다.  머릿속 아몬드 형태인 뇌의 편도체 크기가 작고, 변연계와 전두엽 사이 접촉이 월 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학교 학생들은 윤재 가족의 비극적 사건에 그가 슬퍼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수근 거리며 말한다.  혼자가 되어버린 윤재는 학교가 끝나면 엄마가 운영하던 중고서점을 지킨다.  


 


그러던 중 윤 교수를 만난다.  윤 교수에 의하면, 어린 시절 아내가 아들과 함께 놀이공원 갔다가 아들을 잃었다.  아내는 죽음을 앞두고 있다.  윤재에게 아들 역할을 한번 해 달라고 요청했다.  윤재는 윤 교수의 요청을 승낙한다.  윤 교수 아내는 윤재를 아들로 생각하고, 그를 포옹한다.  윤재는 어떤 감정도 느끼지 못한다.  윤 교수 아내는 병으로 죽게 된다. 장례식장에 윤 교수의 친아들이 나타난다.  그의 이름은 윤이 수이며, '곤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비극의 시작이다.   


 


 


곤이 이야기


이수는 윤재 학교에 전학을 왔다.  같은 반 동급생이 되었다.  원래 이름은 이수지만, 희망원 시설 직접 지은 '곤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어린 시절, 놀이공원에서 엄마를 잃어버리고, 입양 및 파양 끝에 시설에서 생활하게 되었다.  그의 캐릭터는 윤재와 정 반대이다.  겉으로는 강한 척 하지만, 속으로는 너무도 약한 캐릭터이다.  자신의 모습을 강하게 보이기 위해, 욕지거리를 한다.  



그러던 중, 친부인 윤 교수를 만나게 된 것이다.  윤재가 본인 역할을 하며, 친엄마에게 다가간 사실을 알게 된다.  곤이는 윤재를 흠씬 두들겨 팬다.  그럼에도 윤재는 어떠한 공포감도 느끼지 않는다.  곤이는 더욱 화가 치밀어 오른다.  그럴수록 윤재는 더욱 평온하다.  윤 교수가 윤재와 곤이를 화해시키기 위해 자리를 만들기도 한다.  그럴수록 곤이의 폭력성은 더욱 끓어오른다.    그러던 중 곤이는 윤재의 중고서점에 들르기 시작한다.  마음을 조금씩 열게 된 것이다.  


 


 


도라 이야기


도라는 달리기 선수이다.  안경을 쓰기도 하고 벗기도 한다.  도라의 머리칼은 윤재의 머릿속에 남게 된다.  윤재와 도라는 대화도 자주 하게 된다.  도라는 윤재의 중고서점에 놀러 오기도 한다.  이 부분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가 연상된다.  와타나베가 여자 친구 미도리의 서점에 놀러 가는 장면을 연상시킨다.  



윤재가 감정을 못 느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읽기 때문에 그가 도라에게 조금씩 관심을 보일 때 반전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면에서 도라는 중요한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그녀를 통해서 윤재는 감정을 느끼게 되었고, 이러한 과정이 비극으로 치닫게 만들었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


 


 


곤이를 찾아간 윤재, 그러나...


곤이는 학교를 떠났다  닭강정이 유명한 강원도 한 지역으로 이동했다.  지역 이름은 안 나오지만, 필자는 글에서 속초 만석 닭강정이 떠올랐다.  곤이는 깡패집단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철사'와 함께 생활한다.  윤재는 수소문하여 곤이를 찾아갔다. 도라에게 감정을 배우고, 곤이에 대한 마음으로 그를 찾아 나섰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윤재는 곤이와 그 일당을 만났다.  곤이를 설득하여 다시 돌아가려고 했다.  뱀 목소리를 내던 철사는 곤이를 조종하여 윤재에게 상처를 입히려 했다.  곤이는 갈등한다.  그러다가 철사의 칼은 곤이로 향한다.  


 


그리고, 비극적 결말이 일어난다.   혹시 지금까지 이 글을 읽은 독자가 있다면, 최종 결말은 책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너무 재미있는 책이다.  


 


책에서 데미안을 언급하고, 호밀밭의 파수꾼을 암시하는 지문이 나온다.  필자도 젊은 시절 너무도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다.  작가도 이러한 책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책 속에서 언급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글 내용에서 윤재는 책을 자주 읽는다.  그러나, 국어 학습능력은 매우 떨어지는 것으로 묘사된다.  그 이유는 저자의 숨은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국 시트콤 빅뱅이론의 '쉘던 쿠퍼'가 떠오른다.  그는 어린 시절 칼텍에서 박사까지 마쳤지만, 공감 능력이 매우 떨어지는 특성을 보인다.



카네시로 키즈키, 오쿠다 히데오 등의 글이 떠올랐다.  



같이 읽으면 좋은 책: 스피트, 고, 영화처럼, 플라이대디플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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