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안내 교수법 비판 재검토

구성주의 시각과 AI 스캐폴딩의 활용

by Learning Lab

나는 이번 학습을 GPT와 함께 진행하면서, 처음에는 인지주의적 관점에 깊게 서 있었다.

학습의 최소 단위인 ‘원자적 지식’을 체계적으로 쌓아야 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성주의 관련 논문을 읽고 GPT와 비평을 주고받으며, 나의 시각은 점차 변하기 시작했다.

지식은 단순히 원자적 정보가 축적되어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가 탐색·의미 구성·재구성을 거쳐 ‘분자’적 구조로 확장되는 과정이라는 관점이 점점 자리를 잡아갔다.


Kirschner, Sweller, Clark(2006)은 “최소 안내 교수법(minimal guidance)”이 초보 학습자에게 비효율적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그들의 논거는 인지부하 이론에 기반한다. 초보자는 작업 기억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탐구와 발견 중심의 학습은 불필요한 인지적 과부하를 일으켜 학습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전문가의 학습 방식과 초보자의 학습 방식은 달라야 하며, 직접 지도(direct instruction)가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이 주장은 직관적으로도 설득력이 있다. 단순히 문제를 던져놓고 “알아서 해결하라”는 식의 교수법은 현실에서 작동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어 읽은 Hmelo-Silver, Schmidt, Kuhn 등의 반론 논문은 내 사고를 더 넓혔다. Hmelo-Silver(2007)는 실제 문제중심학습(PBL)이나 탐구학습이 결코 ‘무지침 학습’이 아니며, 강력한 스캐폴딩을 포함한 구조화된 학습임을 강조했다. Schmidt(2007)는 PBL이 인간의 인지구조와 양립 가능하며, 단계적 안내와 함께라면 효과적인 학습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Kuhn(2007)은 지식 습득의 효율성만을 강조하는 Kirschner 등의 접근이 지나치게 협소하다고 지적하며, 탐구와 논증 활동을 통해 사고 기술과 동기를 기르는 것이 교육의 본질적 목표라고 주장했다.


GPT와의 대화를 통해 나는 “최소 안내 비판은 순수 발견학습에 국한된 주장일 뿐, 실제 구성주의 학습은 정보 탐색과 스캐폴딩을 통한 지식 구성 과정”이라는 입장을 정리할 수 있었다. 학습자는 혼자가 아니라 교사·동료·환경이 제공하는 다양한 지원 장치 속에서 능동적으로 의미를 구성한다. 이때 교사의 역할은 단순한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학습자가 원자적 정보를 분자적 체계로 엮어갈 수 있도록 조언하고 안내하는 전문가적 조력자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GPT와 같은 AI 도구가 새로운 스캐폴딩 장치로 기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심층 리써치를 통해 살펴본 허선영 외(2025)의 연구는 대학 교실에서 AI 코스웨어를 활용한 수업이 학생들의 학습역량, 자기효능감, 학습 몰입도에서 유의미한 성장을 이끌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특히 AI 경험이 없던 학생들이 자신감을 크게 회복하고, 수업 참여도가 학습성과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었다는 점은 AI의 교육적 가능성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AI는 단순한 ‘정답 제공자’가 아니라 인지적 스캐폴드로 작동할 수 있다. 반복적 계산이나 자료 시각화를 자동화하여 학습자의 불필요한 인지부하를 줄여주고, 맞춤형 피드백과 단계적 안내를 통해 학습자가 의미 있는 탐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학습자의 사고 과정을 반영하는 질문을 던지고, 지식 구조를 시각화하여 스스로의 이해를 점검하게 하며, 점차 독립적 탐구자로 성장하도록 지원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중요한 한계가 있다. GPT와의 학습 과정에서 느낀 점은, AI는 여전히 편향된 정보나 불완전한 해석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교수자의 전문가적 역할은 여전히 핵심적이다. 교사는 학습자가 AI를 통해 얻게 되는 정보의 타당성을 검증하고, 비판적 관점을 기를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 AI가 제시한 답변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토대로 사고를 확장하도록 돕는 것은 결국 사람인 교사의 몫이다.

따라서 연구문제는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구성주의 학습 환경에서 인공지능(AI)은 어떻게 스캐폴딩 도구로 활용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교사는 어떤 전문가적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가?”


결국, ‘최소 안내’ 비판 논의에서 중요한 것은 안내의 유무가 아니라 안내의 방식이다. 구성주의적 학습은 방임이 아니며, 스캐폴딩과 인지적 도구 위에서 완성된다. 그리고 오늘날 AI는 그 스캐폴딩을 확장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교사는 학습의 설계자이자 맥락 제공자이고, AI는 학습자 개별의 필요를 실시간으로 지원하는 보조 안내자다.


이번 학습 과정을 통해 나는 인지주의적 입장에서 출발해 구성주의적 관점으로 사고를 확장하는 경험을 했다. 단순한 지식의 원자적 축적을 넘어, 의미를 재구성하고 분자로 연결하는 과정이 학습의 본질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전통적 학습이론은 방향성을 제시하는 나침반이라면, AI는 그 길을 더 빠르고 유연하게 탐색할 수 있도록 돕는 지도와 같다.

따라서 앞으로의 교육은 “구성주의 + 스캐폴딩 + AI 도구 활용 + 교수자의 전문가적 검증”이라는 통합적 프레임 속에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1. Kirschner, P. A., Sweller, J., & Clark, R. E. (2006). Why minimal guidance during instruction does not work: An analysis of the failure of constructivist, discovery, problem-based, experiential, and inquiry-based teaching. Educational Psychologist, 41(2), 75-86. doi:10.1207/s15326985ep4102_1

2. Schmidt, H. G., Loyens, S. M. M., van Gog, T., & Paas, F. (2007). Problem-based learning is compatible with human cognitive architecture: Commentary on Kirschner, Sweller, and Clark (2006). Educational Psychologist, 42(2), 91-97. doi:10.1080/00461520701263350

3. Hmelo-Silver, C. E., Duncan, R. G., & Chinn, C. A. (2007). Scaffolding and achievement in problem-based and inquiry learning: A response to Kirschner, Sweller, and Clark (2006). Educational Psychologist, 42(2), 99-107. doi:10.1080/00461520701263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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