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펜더 로즈

Jeff Jung 작가님 <들리지 않니, 보이지 않니?>를 읽고

by 램즈이어

친구야 어떡하면 좋니?

무슨 고민?

그 사람이 누군가에게 사랑을 고백했대

누군지 알아?


펜더 로즈라나?

무슨 장미꽃 이름이네


아니야

목소리 좋은 어떤 여잔가 봐

특유의 몽글몽글한 음성과

깊은 잔향이 매력적이라 했어

이름이 풍기는 이미지가 왜 그리 예쁘냐며

부드럽게 몸을 감싸는 보이스에

노스탤지어를 느낀다나?

흠. 펜더 로즈…

내가 좀 알아볼게

걱정하지 마

로즈 발음을 좋아하니

내가 포티스헤드의 Roads를

멋지게 불러볼까?


가만있어봐 조급하지 말고

----

내가 뭔가 알아냈다

칙 코리아 댁 자매 중 한 명이네

이파네마에서 온 소녀

사촌뻘 쯤인가 봐


언니 이름은 플로라 퓨림

시보다도 아름답고 적당히 그을어

바다로 돌아간다는 소녀들

이번 주에 다들 모여 연주를 한 대

그 여자가 어떻게 생겼나 함 보러 가자

플루트와 색소폰, 콘트라베이스에

달콤한 토핑이 흩뿌려진 사운드를 만든다나?


펜더 로즈가

선두에 서서 과감하게, 또

중간중간 조력자 역할을 할 거래

울적하기 이를 데 없지만

사람들 가운데 숨어 한번 들어봐야지

---

나의 고단한 하루

저들은 어찌 그리 경쾌한지?

먹먹한 황망함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서 있을 힘조차 없는데

Can’t you see, I am free~

고조되는 분위기야

와우, 멋진 펜더 로즈

짜릿해!


그런데 펜더 로즈는 어디 있어?

여자가 한 명뿐이잖아?

야호 친구야, 기쁜 소식!

다채로운 목소리, 늘씬한 그녀는

네다리의 무생물이었어

아! 갑자기

깃털처럼 가벼워진 나의 마음

화창한 맑은 날을 맞이하네


Can’t you see, I am happy~

부조리한 인생의 어떤 순간이여


---

Jeff Jung 작가님이 8월 27일 발행한 <들리지 않니, 보이지 않니?/Chick Corea [Light as a Feather]>를 읽고 적어본 댓글 시입니다. 시어의 대부분을 작가님 글에서 빌렸습니다.

펜더 로즈 : 펜더 회사에서 만든 일렉트릭 피아노 (신디사이저가 아니고 일렉트릭 기타와 같은 일렉트릭 악기에 속한다고 합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삼색이네 정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