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더 로즈
Jeff Jung 작가님 <들리지 않니, 보이지 않니?>를 읽고
친구야 어떡하면 좋니?
무슨 고민?
그 사람이 누군가에게 사랑을 고백했대
누군지 알아?
펜더 로즈라나?
무슨 장미꽃 이름이네
아니야
목소리 좋은 어떤 여잔가 봐
특유의 몽글몽글한 음성과
깊은 잔향이 매력적이라 했어
이름이 풍기는 이미지가 왜 그리 예쁘냐며
부드럽게 몸을 감싸는 보이스에
노스탤지어를 느낀다나?
흠. 펜더 로즈…
내가 좀 알아볼게
걱정하지 마
로즈 발음을 좋아하니
내가 포티스헤드의 Roads를
멋지게 불러볼까?
가만있어봐 조급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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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뭔가 알아냈다
칙 코리아 댁 자매 중 한 명이네
이파네마에서 온 소녀
사촌뻘 쯤인가 봐
언니 이름은 플로라 퓨림
시보다도 아름답고 적당히 그을어
바다로 돌아간다는 소녀들
이번 주에 다들 모여 연주를 한 대
그 여자가 어떻게 생겼나 함 보러 가자
플루트와 색소폰, 콘트라베이스에
달콤한 토핑이 흩뿌려진 사운드를 만든다나?
펜더 로즈가
선두에 서서 과감하게, 또
중간중간 조력자 역할을 할 거래
울적하기 이를 데 없지만
사람들 가운데 숨어 한번 들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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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단한 하루
저들은 어찌 그리 경쾌한지?
먹먹한 황망함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서 있을 힘조차 없는데
Can’t you see, I am free~
고조되는 분위기야
와우, 멋진 펜더 로즈
짜릿해!
그런데 펜더 로즈는 어디 있어?
여자가 한 명뿐이잖아?
야호 친구야, 기쁜 소식!
다채로운 목소리, 늘씬한 그녀는
네다리의 무생물이었어
아! 갑자기
깃털처럼 가벼워진 나의 마음
화창한 맑은 날을 맞이하네
Can’t you see, I am happy~
부조리한 인생의 어떤 순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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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ff Jung 작가님이 8월 27일 발행한 <들리지 않니, 보이지 않니?/Chick Corea [Light as a Feather]>를 읽고 적어본 댓글 시입니다. 시어의 대부분을 작가님 글에서 빌렸습니다.
펜더 로즈 : 펜더 회사에서 만든 일렉트릭 피아노 (신디사이저가 아니고 일렉트릭 기타와 같은 일렉트릭 악기에 속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