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들의 재상봉
그 밖의 나 작가님 <사과>의 댓글시
빠알간 사과들이 종알거린다
서로 출세했다고
서로 사랑받는다고
주인의 거친 손길
마나님 피곤한 얼굴
헛간에서의 바닥 시절은
이미 기억에서 가물
어떻게들 지내는데?
우린 뉴욕 가판대에서
얼굴을 살짝 붉혔을 뿐이었어
달콤한 딸기를 젖히고 뽑혔지
퀸즈마을 문학의 향기 가득한 식탁에서
날마다 감탄의 시선을 받아
"가을에는 역시 사과야~"
말 마
서울에선 우리에게 금관을 씌워줬어
모두들 망설이다가
결국 복종하게 되어
홈플러스에서 고민하던 가장 님
다음날 아침이면
쿠팡 새벽 배송으로 나를 만나지
통 큰 아내분의 간택으로
조용히들 해
대전에서 우린 그림 모델이야
애정 어린 시인의 붓터치로
다시 태어나
양귀비 꽃 빛깔에 석류 같기도 하지만
예술의 사과가 되어
모두들 깜놀
그리기만 하고 먹지는 않는다고?
천만에
냉장고에 다시 들어가
상큼한 온도 되찾으면
왕자님 간식으로 특별 대령
---
대문의 그림: KARCSAY Lajos <Apple Harvest> 1885, 헝가리 국립 미술관
그 밖의 나 작가님이 발행한 글과 그림 <사과>와 그곳의 여러 댓글에서 단어를 빌려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