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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가 왔다

베를린 노이에스 뮤지엄의 <네페르티티> 흉상(胸像)

by 램즈이어

석황의 노랑, 공작석 초록의

원추 왕관을 쓴

신비한 외눈의

네페르티티


적철석 염료로 파운데이션 하고

진하게 눈썹을 그렸네


갸름한 얼굴은 어떤 황금 비율이길래


기원전 13세기 파라오부터

21세기 미술계까지

매료시키고 있을까?


어떤 의지의 여인이길래


왕에게 버림받자

투탕카멘의 이모로

다시 입궁


20세기

고고학자의 손에 부활했을까?

남편 아케나톤 상(象)은

산산조각이라는데


어떤 귀인이길래

300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무장하고 눈을 부릅뜬 이의

철통 호위를 받고 있을까?


베를린 노이에스 뮤지움

방탄유리 안에서

수많은 갤럭시의

섬광이 다가갈 수 없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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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노트: 네페르티티는 기원전 1340년경 파라오 아크나톤의 왕비이자 투탕카멘의 이모로서 30세쯤의 모습이라고 한다. 네페르티티는 '미녀가 왔다'라는 뜻이다. 1912년 독일 고고학자 루드비히 보르하르트가 발굴함.

베를린 노이에스 박물관에서는 어디서나 자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는데, 홀로 전시된 네페르티티의 방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었다. 그래서 옆방에서 멀리 보이는 그녀 모습을 찍으려 했는데 그것마저 직원에게 저지당했다. (대문의 사진은 엽서를 갤럭시로 촬영한 것임.)

베를린 노이에스 박물관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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