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빽 : 뒤에서 받쳐 주는 세력이나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
후배가 연락이 왔다.
이번 인사에 자리를 옮기고 싶다고.
도와줄 수 있냐고.
후배도 답답했나 보다 기껏 부탁하는 사람이 도움 되지도 않을 나라니...
'빽을 쓰려면 제대로나 쓰지'
나는 후배를 뒤에서 받쳐 주는 세력. 즉 '빽'이 되어 줄 힘이 없다.
다만, 후배가 어떤 사람인지 다른 사람들도 알 수 있게 사실을 말하고 퍼뜨릴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 사실이라는 것도 나는 그저 말만 할 뿐
내 말을 믿고 안 믿고는 오로지 듣는 상대의 몫이라 결국 나의 말은 아무짝에 쓸모가 없다
함께 근무하면서, 그리고 옆사무실에 근무하면서 지난 3년간 지켜본 후배는 그저 '본분'을 다하는 사람이었다.
지금껏 힘들다는 말 한마디 들어본 적 없고 예민한 업무를 하면서도 민원 한 번 받지 않은 그야말로 자신의 일에 묵묵히 직분을 다하는 사람이다.
그래서일까? 난 그 후배에게 '믿음직한'이라는
형용사로 마음 한 켠을 내어주고 있었다.
고) 신영복 선생님이 수감 생활을 할 때 교도소에 '짜보'라는 닭 한 쌍을 키웠다고 한다.
새벽에 책 읽는 선생님에게 짜보(닭)의 요란한 새벽 울음소리는 방해가 되었다.
하지만 좁은 닭장 속에서도 제 본분을 저버리지 않고 매일 꾸준히 새벽을 외치는 충직함에
언제부터인가 선생님의 가슴 한쪽을 그를 위해 비워 두었다 한다.
짜보는 단지 "꼬끼오~꼬끼오~"하고
제 본분만을 다해
사람들에게 아침을 만들어 주었을 뿐인데 선생님의 마음자리를 얻은 것이다.
후배에 대해 사람들은 내가 아는 만큼 이미 다 알고 있었다. 굳이 내가 말하고 소문내지 않아도 후배의 성실함과 능력, 바른 심성까지 모두들 이미 알고 있었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보다 더 큰 빽, 힘이 있을까?
후배는 자기 일에 본분을 다함으로써 자신도 모르는 사이 스스로가 자신의 뒷배가 되어줄 세력(?)을 무럭무럭 키우며 지내온 것이다.
그러고 보면
하늘은 참으로 똑똑하다
스스로 돕는 자만을 도와주니
이미 완성된 일에 정작 하늘은 도와주는 일도 없이.
하는 일도 없이 도와주었다 생색낼 것이 아닌가.
나 또한 이 쉬운(?) 오로지 본분만을 다함으로써... '하느님 빽' 한번 가져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