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내가 죽기 전에 책을 쓴다면
고 신영복 선생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같은 책을 쓰고 싶다.
읽고 또 읽어도 읽을 곳이 남아 있는.
위로받고 또 위로받아도 위로받을 곳이 남아 있는.
방금 펼쳐서 고작 한 줄 읽었는데도
뭉클하게 올라오는 감정과 생각들을 주체하지 못해
문자에 영혼이 있다 믿게 만드는.
그래서 그 문자 영혼이 내게 말을 걸어
나도 문자로 대답하게 만드는.
그런 책을 쓰고 싶다.
그러다 또 오늘처럼
너덜너덜 수없이 읽은 흔적과 선생님의 글이 범벅된 책 속에서
내가 살고자 하는 경로를 찾고 그 길이 혼자 가는 외로운 독방이라 해도
그 속에서 성장하는 나를 느끼게 하는
그런 글. 그런 책을.
만일 내가 죽기 전에 책을 쓴다면
누군가에게
오늘 나와 같을 누군가에게
아무리 기대어도 넉넉히 남은 품 같은 글을... 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