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 원장님의 고민이야기입니다.

by 국모국경

1) 하루에 한 번, 카페, 커피 한 잔

2) 일주일에 한 번, 목욕탕, 세신

3) 한 달에 한 번, 미용실, 머리 컷트를 합니다.


오늘 아침에도 어김없이 카페로 갔습니다.

회사 앞에 위치한 이곳 커피는 매일 마셔도 매일 생각나는 맛입니다.

그래서 주말이면 얼른 가서 커피를 마셔야겠다는 마음이, 월요일 출근을 가볍게 하기도 합니다.

아직도 키다리 아저씨가 선물해 준 '커피 포인트'가 빵빵하게 남아있어 포인트로 커피 값을 계산하곤

두 배로 행복한 커피를 받아 사무실로 들어갑니다.


목욕탕은 일주일에 한 번씩이라 휴일 새벽을 이용합니다.


오늘 점심시간에는 한 달에 한 번 가는 미용실 이용을 예약해 두었습니다.

원장님 혼자 예약만 받아 운영하는 동네 작은 미용실입니다.

그래서 제가 방문하는 시간에는 원장님과 나. 단 둘 뿐입니다.

인연의 해가 쌓이면서 단골손님 자격을 얻은 저는 원장님과 별스런 대화를 나누기도 합니다.



사장님 : 언니(사장님과 저는 띠 동갑입니다. 제가 12살 많은 언니입니다.)

나 : 네

사장님 : 머리를 자르다가 부모님 부고 소식을 받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해 봤어요. 언니도 알다시피 우린 예약제잖아요. 손님들은 절 믿고 우리 가게를 찾아오는데 제가 머리를 자르다 부고 소식을 들으면... 파마를 말다 부고 소식을 들으면... 하지만 일은 다 마치고 가야겠죠. 그런데 제 정신이 나가 있을 거잖아요. 어떻게 멘탈을 잡고 일을 마치지. 그러려면 어떤 연습을 해야 하지. 상상을 해 봤어요.



미용실 원장님의 고민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미용실을 다니면서 이런 고민을 하는 미용사님은 처음 만났습니다.

저는 이 말을 들으면서 '역시 프로는 다르구나'하고 혼자 생각했습니다.

비상상황에 멘탈이 나가지 않게! 하는 방법

그래서 나의 직분에 책임을 다하는 것

이런 게 바로 프로라 불릴 수 있는 '전문성'이구나 생각했습니다.



얼마 전 저에게는 실제 비상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일요일이었지만 우리 모두는 사무실로 출근했습니다.

그러나 출근만 했지 처음 겪는 일 앞에 우린 분산하기만 할 뿐

무엇을 해야 할지 아무도 모르는 체 모두가 허둥지둥할 뿐이었습니다.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지만

우린, 우리가 겪을 수 있는 상황을 미리 상상해 보지 않았던 것입니다.

안일함!

안일함은 단어에서 오는 어감만큼이나 편안하게 대응해서만은 아닙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면 그 또한 안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찌어찌 서로 협력하며 근거 법률을 찾아 대응했지만 부끄러운 하루였습니다.

최선을 다했다 말할 수 없는 하루였습니다.


카페 사장님도, 목욕탕 세신 언니도, 미용실 원장님도

이 분들의 공통점은 친절함입니다.

커피 맛이 친절하고, 세신 하는 손길이 친절하고, 예쁘게 다듬어진 머리가 친절합니다.

그리고 이 분들의 손놀림은 비상상황(?)에서도 같은 친절을 전해 줄 것입니다.


친절이 번지르르 뱉어내는 약속이나 말이 아니라

나의 일에 대한 전문성! 그것이 최고의 친절임을. 나의 일상에서 나의 동네에서 배워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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