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국모국경 Dec 15. 2022

엄마경찰 2

올라오지 않는다.

차 올라와야 쓰이는데 차 올라오지 않는다.

이런 경우 내가 보아도 다른 사람이 읽어도 재미없는 글이 된다.

그럼에도 쓰고 싶어 진다. 아니 기록하고 싶어 진다.

22. 12. 15. 목요일 저녁, 펑펑 눈이 내렸다고 ~

내 기억이 희미해진 먼 훗날에도 펑펑 눈 내린 오늘이 특별해서, 특별히 남겨두고 싶어 진다.

누군가를 만난 것도 아니고, 무엇을 한 것도 아니고, 단지 눈이 내렸다는 것만으로도 내겐 특별해서 오늘을 남겨 두고 싶다.


눈이 내려, 자전거를 타고 학원을 다니는 아들을 오늘은 차로 데려다 주었다.

응석 없이 자란 아이다.

혼자 자고, 혼자 일어나, 혼자 밥 먹고, 혼자 학교를 가며 자란 아이다.

오늘처럼 펑펑 눈이 내리던 몇 해 전 그날도 아들은 자전거를 타고 학원엘 갔었다.

학원에서 돌아온 아들의 팔과 손바닥에 긁히고 까진 자국들 투성이었다.

어디서 싸움박질했냐고 따져 물으니, 눈 길에 자전거가 헛바퀴가 돌아 3번이나 넘어졌다는 것이다. 그렇게 초등학생은 손 시린 칼바람에 배인 벌건 상처를 아무렇지 않게 대처했다.


이것이 눈 내리는 날이면 내가 다시 꺼내 보는 지난 기억이다. 

엄마와 경찰

그 교집합을 찾아 

두 마리 토끼를 멋있게 잡는 양 포장하고 살았지만 실상은 아들을 희생시키고 있었다.


이제는 새로운 기억을 새겨 넣고 싶다.

미안하지도, 아프지도 않은 기억을 

눈이 내리는 날 아름다운 추억만 가득한 기억을 기록하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쓰는 이유 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