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문장 하나를 얻다 – 국립중앙도서관 연구정보서비스 회원]
2025년 5월 16일, 금요일.
창밖에 내리는 봄비는 묵은 먼지를 씻어내듯 조용히, 그리고 사려 깊게 창문을 두드렸다. 그리하여 오늘, 나는 내 마음의 책갈피에 하나의 표제를 달았다. 국립중앙도서관 연구정보서비스 회원 – 가승인.
"국립중앙도서관 연구정보실입니다. OOO님의 연구정보서비스 신청이 가승인되었습니다. 가승인 후 2주 이내에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해야 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익숙한 알림음과 함께 핸드폰에 도착한 메시지는, 어쩐지 한 권의 책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오래된 약속처럼 느껴졌다.
나는 곧장 도서관 홈페이지로 향했다. 마치 오래 전 잊고 지냈던 편지를 다시 꺼내 펼치듯, 로그인 후 내 정보 창을 열자 ‘연구정보서비스 회원 – 가승인’이라는 문구가 반짝였다. 오리엔테이션 날짜까지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 깊은 안내문이 내 앞에 조용히 펼쳐졌다.
“이거 좋은 일이군.”
나는 혼잣말처럼 중얼이며, 창문 너머로 흘러내리는 빗줄기를 바라보았다. 그 투명한 선들은 마치 아직 쓰이지 않은 문장의 여백처럼 느껴졌다.
사실, 이 일의 시작은 우연이었다. 지난번 현대소설 준비위원회 회의에서 영등포 문인협회 김○○ 회장을 우연히 만났고, 그는 내게 ‘창작자를 위한 연구정보서비스’를 조심스럽게 권했다. 하지만 나에게 그 서비스는 단순한 ‘창작자용’ 이상의 의미였다. 나는 지금, 내 생애에서 가장 긴 문장을 써내려가야 하는 시점에 서 있었으니까. ‘박사논문’이라는 이름의.
"세상일이란 다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인사말처럼 찾아오지."
생각해보면 내가 현대소설 기획위원으로 합류하게 된 것도 문학인신문 배○○ 주간의 뜻밖의 제안 덕분이었다. 그러고 보면 인연이란, 책갈피에 꽂힌 작은 메모지처럼, 불시에 우리 인생의 문장을 바꾸곤 한다.
오늘, 나는 한 장의 문을 연다.
국립중앙도서관의 지정석.
그 자리에 앉아, 나의 글이 나를 다시 쓰기를.
세상은 여전히 비를 내리고, 나는 여전히 문장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