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짓기? 책짓기?

책한권 뚝딱(2)

by 위트립

주변에 땅을 사서 집을 지은 지인들이 더러 있다. 다시는 집 짓는 일을 안하겠다고 한다.

책의 'ㅊ'자도 모르던 내가 단행본 한권을 만들었다. 다시는 책만드는 일을 안하고 싶을까?


오히려 정반대이다. 전과정을 한번 해보니 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감이 온다.

처음하다보니 요령이 없어 시행착오도 많았고 효율도 매우 떨어지게 작업을 했다.

그만큼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들어갔다.


똑같은 편집원고를 보고 또보니 원고를 거의 외울 지경에 이르렀다.

교정에 교정을 거치다보니 심신이 다 지쳐갔다. 본문 미세한 표현에, 오자에 고치는 건 끝도 끝도 없더라. 진이 다 빠지고 막판엔 꼴도 보기 싫었다고 이제와서 고백하면 '저자(著者)'가 서운해하겠지? 본원고를 마무리하고 나니 표지에 쏟을 정성이 남아있지 않았다. 그래서 첫 표지는 대충하게 되었다. 나중에 재인쇄할 때 표지를 다시 다듬을 여력이 생기더라.


그런데 막상 인쇄되어 나온 책을 보니 뿌듯하기 그지없다. 기성 책보다 세련되지도 않고 내가 봐도 아마추어내 풀풀 묻어난다. 아무리 후하게 봐준대도 뭔가 한격 떨어진다. 그래도 집에서 빚은 송편마냥 매끈하지 않은 내 책이 사랑스럽다. 감칠맛 덜나는 집밥같은 내 책에 정이 간다.


힘들었던 것만큼 배운 점도 많았고 다시 한다면 더 잘할수 있을 것 같은 근자감 만땅이다. 힘들었던 순간은 순식간에 포맷되어버렸다. 엄마가 산고의 고통을 잊어버리고 또 아이를 낳는다고 했던가.



다음의 시행착오도 줄일겸 혹 누구에게라도 도움이 될까 책만든 과정을 차례대로 적어보려 한다.


대략의 순서는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다.

원고는 지인의 원고였고 나는 기획, 편집, 디자인, 인쇄와 출판의 일을 했다.


<책 만들기 과정>

1) 책의 원고 받기

2) 출판기획서 작성하기

3) 저자 소개, 프롤로그 받기

4) 제목 뽑기, 목차 구성하기

5) 책 판형과 편집 틀 정하기

6) 편집툴 익히기, 본문 편집하기

7) 표지 편집하기

8) ISBN번호 받기

9) 인쇄 의뢰하기 - 소장용 또는 독립출판용

10) 자가출판 플랫폼을 이용해 출판하기(ISBN대행+POD인쇄+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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