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권 뚝딱(7)
<책 만들기 과정>
1) 책의 원고 받기 -> 2) 출판 기획서 작성하기 -> 3) 저자 소개, 프롤로그 받기
-> 4) 제목 뽑기, 목차 구성하기 -> 5) 책판형과 편집 틀 정하기 -> 6) 편집 툴 익히기, 본문 편집하기
-> 7) 표지 편집하기 -> 8) ISBN 번호 받기 -> 9) 인쇄 의뢰하기 - 소장용 또는 독립출판용
-> 10) 자가출판 플랫폼을 이용해 출판하기(ISBN대행+POD 인쇄+유통)
책을 만들려고 작정하니 주변에 책만 보이더라. 우선 내 방 책꽂이에서 책 몇 권을 찾아봤다.
크기와 편집이 마음에 드는 책 2권을 골랐다. 크기는 <은퇴하면 세상이 끝나는 줄 알았다>와 <카미노 데 쿠바> 사이에서 고민했다. 전자의 크기로 하기로 정했다. 그래서 결정된 판형은 145mm*210mm
기성 책들을 펼쳐 이것저것 조사했다. 본문은 한 면에 대체로 한 행당 글자가 공백 포함 30~31자, 한 면의 행의 수는 20~21행 내외였다. 판형은 약간씩 달라도 글자 수는 대체로 비슷했다. 이것도 참 신기했다.
샘플 책이 더 필요했다. 내지 구성과 사진이 어떻게 들어가는지 봐야 했기 때문이다. 집 근처 도서관에 가서
책 편집과 내용 구성에 참고할만한 책을 찾아보았다.
도서관에서 책을 찾다 보니 웬 여행서가 이리도 많은지 여행 다니기만 하고 여행서 하나 못 펴낸 나만 바보다.
10년 넘게 블로그에 여행 사진을 올리는데도 적잖은 시간이 걸렸는데 그 시간에 텍스트 쓸 걸 그랬다.
잘 쓴 여행서가 대부분이었지만 간혹 좀 심했다 싶은 책도 있었다. 대신 후자는 나도 책을 수 있겠다는 용기를 주었다. 어쨌거나 여행서의 저자들이 부러웠다. 자기 이름으로 여행기를 세상에 내놓은 능력과 배짱이.
남들 여행서 속에 파묻혀 잠시 도서관 방문 목적을 망각했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와 여행서 들을 비교해 본다. 내가 도서관에 온건 내가 만들 여행서의 샘플 책을 찾기 위해서였지.
이렇게 해서 빌려온 책 <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과 <은퇴하면 세상이 끝나는 줄 알았다>에서 소제목과 본문 배치 팁을 따왔다. <멕시코에서 쿠바까지 중미 여행 42일>을 참고해 본문과 사진 배치에 대한 감을 잡았다.
책 만든답시고 남의 책만 뒤적거리는 초보 편집자인 나에게 위로를 건넨다. "자꾸 보고 따라 하다 보면 살짝 비틀어 보게 되고 이런 게 쌓이면 창의적인 게 나오는 법이다. 창의는 절대 한순간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남의 책 따라 하기. 모방은 최고의 학습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