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기일식 보러 상하이 간다고?
나의 첫 해외여행지는 중국이었다. 나의 첫 중국여행지는 상하이였다. 동어반복을 하자면, 나의 첫 해외여행지는 중국 상하이였다.
2009년 여름, 내 나이 마흔다섯에 생애 처음으로 물건너 가는, '해외(海外)행' 비행기를 탔다. 해외여행 경험도 전무한 내가, 그것도 자유여행으로, 그것도 '남들이 자유여행을 잘 가지 않는 곳' 중국으로 돌연 떠난 단 하나의 이유는 '개기일식(2009년 7월 22일)'을 보기 위해서였다.
상하이와 항저우 일대에서는 개기일식을, 우리나라에서는 85%이상의 부분일식을 볼 수있다고 했다. 세기에 한번 있을까말까한 우주쇼를 부분일식에서 만족할 수없었던 나는 내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일 이 기회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사실은 그해 개기일식(2009.7.22) 최적 관측지가 상하이와 항저우 일대라고 지인 모임에서 단체 투어 제의가 들어왔었다. 3박4일 일정으로 20명정도의가 전공 교수와 함께 떠나는 테마 단체투어였다. 이리저리 조사하고 견주다보니 일정에 욕심이 더 생겼고 개인적으로 가는 게 경비면에서 더 세이브될 것 같았다.
그래서 개기일식 2주 전 개인적으로 4박5일 배낭여행을 가기로 결심했다. 알던 사람들과 어울리는 재미, 그리고 패키지의 편안함을 떠나 '나만의 도전과 모험'을 선택했다. 졸지에 말도 안 통하는 중국이 나의 첫 해외배낭여행지가 돼버렸다.
언젠가는 중국어 좀 익혀서 꼭 가리라고 늘 마음한켠 남겨두었던 그 곳 중국. 동행자는 초등6년생 딸아이, 모든 건 내게 달려있다. 여행준비에서 현지에서의 각종 문제 해결까지.
여행 출발 전 아래 사항을 체크했다.
(1)항공권, 비자 준비하기
(2)4박5일간의 세부 일정 짜기
(3)숙소 예약하기
(4)교통편이나 관람권 예매(상하이에서 항저우까지 기차표 예매, 상하이 서커스 관람권 예매)
(5)환전하기, 여행자보험 들기
(6)짐싸기
(7)중국어 익히기(서점에 가서 중국어기초회화책을 사서 10과까지 읽어 보고 갔다.)
생각보다 할 일이 많았다. 게다가 제주도행외엔 비행기를 타본 적도 없어 '복잡한 국제선 공항에서 헤매지 않을까?', '현지에서 길은 잘 찾아갈 수 있을까?' 긴장이 되었고 그럴수록 가이드북을 수험생마냥 샅샅이 뒤져가며 공부했다.
그렇게 두주만에 일련의 준비를 마치고, 대한민국 용감한 아줌마는 초등생 딸아이의 손을 붙잡고 상하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내가 할 바는 다했으니 나머진 하늘의 몫이다. 중국 4박5일로부터의 무사귀환도, 개기일식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