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과 가면 - 존재의 감각 시리즈

에게 씀 : 사랑으로 가는 길에만 두자고

by 나소

나는 당신을 많이 떠올립니다.

일상 세세히 당신이 와서 스밉니다.

당신에게는 불편한 감정 없이 떠나라고 표정을 지웁니다.


그렇게 하고 돌아오면, 나는 밤의 공간 속에서

잡히지 않는 포근함을 쥐고 웁니다.


왜 사랑

당신은 사랑을 믿었는지 궁금합니다.

마음대로 떠올려서 미안합니다.

얼른 내려와 땅에 발을 대고 편안해지세요


커피를 많이 마셔서 가슴이 진정되지가 않습니다.

가슴이 뛰면 습관처럼 눈물이 차오르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사람은 보이는 것으로 보이지가 않습니다.

여유는 지쳐본 사람만이 갖고

사랑은 의심에서 나왔습니다.


왜 사랑이냐고 묻지 마세요

사람을 의심해서 당신을 사랑했다면,

좋아하실 겁니까?


외사랑

꼭 당신이 이 마음을 알 것 같다는

이상한 고집을 부립니다.

귀여운 웃음이 나를 위한 것이라고

멋있는 허세가 나를 위한 것이라고

저 긴 팔이 나를 위한 곳이라고

놓아야 할 것이 많아졌음을 압니다.

나만을 위한 자리가 있었을 거라,

그것을 당신에게 투사했습니다.

그래서 죄책감이 듭니다.

미안합니다.



나를 속속들이 훑어보고 판단해도, 괜찮습니다.



나는 옆에 있기만 하면 된다고,

별 거 아니지 않으냐고,

오만한 말을 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아는 것도 없으면서

사랑할 수 있다고 아이처럼.

공명할 수 있다고 순진하게.

아무것도 못하면서.


그래도 나한테 사랑이

믿어도 된다고 진짜 있는 것이라고,

누가 쥐여주면

그건 당신께 드릴 겁니다.

그건 확실히 당신 겁니다.

의심할 수 없을 만큼,

꿈적거렸으니까


사랑이 뭐냐고 묻는 수많은 날에

이렇게 답합니다.

다른 사람은 안되는데

그 사람한테는 되는 거라고.

그러다가 생각합니다.

안 되는 건 안된다고

적어도 원망으로는 가지 말자고

당신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었으니까,

사랑으로 가는 길에만 두자고


언제쯤 아무런 마음의 저항 없이

당신을 보며 웃어줄 수 있을까요

웃어주고 싶은데, 알아주고 싶은데

한참을 고요함에 있어야 하나 봅니다.

한참을 안에서 녹여 없애야 합니다.

그러니까 모든 게 제 탓이지,

당신은 탓이 없습니다.


손을 잡아보고 싶었습니다.

안아보고 싶었습니다.

내 눈물이 미안한 일이 아니고 싶었습니다.

그런 이기적인 사람입니다.

그러니 만나지 않은 게 다행입니다.



나는 당신을 많이 떠올립니다.

일상 세세히 당신이 와서 스밉니다.

당신에게는 불편한 감정 없이 떠나라고 표정을 지웁니다.



그렇게 하고 돌아오면, 나는 밤의 공간 속에서

잡히지 않는 포근함을 쥐고 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