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 노트 2
머무름이 실패했던 순간
논문 발표까지 마치고
아무것도 할 게 없을 때
아르바이트와 쉼을 병행했다.
쉬는 날에는
침대에 오래 누워 있었는데
뭔가 연습실에 가야 할 것 같은 충동이 들었다.
철학 책이나
사유할 수 있는 책을 집어야 할 것 같은
관성이 몸을 먼저 움직였다.
왜 나는 지금 여기 머물 수 없었을까?
인식을 하라고 한다.
인식을 하는 순간
현재를 살게 된다고.
하지만
무언가가 현실에서 일어나길 바라는
내 결핍이
나를 관성으로 끌고 간다.
현실을 인식하는 것만으로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정말 충분한가
결국 그 결과가
나를 더 괴롭게 하지는 않을지
나는 과거의 아픔을 먼저 떠올리고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미리 재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