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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이 Aug 13. 2023

AI 2041

Ten Visions for Our Future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AI'가 2001년에 나왔다. 개봉 당시만 해도 'AI'란 용어조차 생소했고 오히려 영화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AI'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지 않았을까? 인간의 사랑을 갈구하는 감정을 가진 로봇이라. 영화다운 상상력이라 생각했고 언젠간 이뤄지겠지만 요원할 거라 생각했다. 20년이 지난 지금은 당장 내일이라도 실현 가능할 듯 느껴진다. 그만큼 AI가 우리 생활 많은 부분에 스며들었고 엄청난 기술의 발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500페이지가 넘는 'AI 2041'은 2041년을 가정한 10가지 에피소드를 제시하고 에피소드에 나온 기술과 현상, 시사점 등 다양한 관점에서의 자세한 설명을 덧붙여 누구든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준다. 에피소드마다 배경, 등장인물, 기술들을 특징에 맞게 개연성을 더 하여 몰입하게 만든다. 이야기의 배경 또한 인도, 나이지리아, 한국, 중국, 일본, 스리랑카, 네덜란드, 독일, 미국, 중동, 호주 등 전세계를 골고루 배치하여 어느 한지역도 소외받지 않도록 신경 쓴 흔적이 보인다. 각 에피소드가 단편 영화로 만들어져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이고 오히려 영화로 제작되어 시긱화되면 더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킬수 있을 것 같다. 20년 뒤에는 더 발전된 기술의 힘으로 책에 나오는 에피소드의 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작가는 서문에 다음과 같이 얘기한다.

    "1818년 발표되어 근대 최초의 SF소설로 칭송받는 <프랑켄슈타인>에는 200년도 더 지난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답을 찾고 있는 질문들이 담겨 있다. 이를테면 인간에게 지구상에 현존하지 않는 완전히 새로운 지적 생명체를 창조할 권리가 있는가? 창조자와 피조물 간의 관계는 어떠한가? 메리 셸리는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역작을 통해 자신이 창조한 피조물로 세상을 망쳐버리려는 미친 과학자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어떤 사람은 인공지능에 관한 편협하고 부정적인 시각을 비난하며 SF소설을 희생양으로 삼기도 하지만, 사실 그것은 SF소설의 일부만 보고 하는 이야기다. SF소설은 경고의 역할도 하지만 스토리텔링을 통해 시공간의 한계를 뛰어넘고 기술과 인간을 연결하며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 깊은 공감과 생각할 거리를 주는 독특한 힘도 가지고 있다.

    어린 시절 내 상상력은 <스타워즈>, <스타트렉>,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와 같은 SF 고전들 덕분에 더욱 발전할 수 있었다. 열 살 때부터 이 작품들은 내게 광활한 미지의 세상으로 가는 관문이 되어주었다."




<본문에서>


기원전 3세기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오늘날 휴머노이드에 해당하는 인간의 모습과 흡사한 거대 인형을 만들었던 공예기술자 얀스 Yan Shi이야기나 그리스 신화에서 불의 신 헤파이스토스가 살아 있는 청동 거인 탈로스 Talos를 만들어 크레타섬의 왕에게 선물했다는 이야기에서 볼 수 있듯이, 인간은 컴퓨터과학이 등장하기 이전부터 혹은 인공지능이라는 용어가 탄생하기 훨씬 전부터 집요하게 '인공지능'을 탐구해 왔다. 오늘날에도 인공지능은 인류 문명 전반에 걸쳐 혁명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어떤 사람은 인공지능에 관한 편협하고 부정적인 시각을 비난하며 SF소설을 희생양으로 삼기도 하지만, 사실 그것은 SF소설의 일부만 보고 하는 이야기다. SF소설은 경고의 역할도 하지만 스토리텔링을 통해 시공간의 한계를 뛰어넘고 기술과 인간을 연결하며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 깊은 공감과 생각할 거리를 주는 독특한 힘도 가지고 있다. 역사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유발 하라리 Yuval Harari는 SF소설을 우리 시대에 '가장 중요한 예술 장르'라고 말하기도 했다.


딥러닝은 최근에 획기적인 발전을 이뤘다.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많은 하위 기술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응용프로그램을 만든 분야가 '머신러닝'이며, 머신러닝의 여러 방법론 가운데 가장 큰 발전을 이룬 것이 바로 '딥러닝'이다.


인공지능이 우리에게 보내는 경고


강력한 기술은 모두 '양날의 검'이다. 전기는 우리가 편의를 위해 사용하는 모든 기기가 작동할 수 있게 하지만 직접 만지면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위험한 성질도 가지고 있다. 인터넷은 우리 생활 전반에 편리함을 안겨주고 더 많은 사람과 연결되도록 해주지만, 그러한 초연결은 오히려 주의력이 분산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딥러닝은 그 엄청난 혜택에도 불구하고 결과물이 초래하는 여러 부작용으로 인해 대중으로부터 심각한 불신을 받고 있다. 그런데 사실 모든 신생 기술은 단점을 갖기 마련이다. 지난 역사를 보더라도 도입 초기의 신기술이 가진 오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개선되거나 보완되었다.


컴퓨터 비전이란 무엇인가?


시각은 인간의 여섯 가지 감각 가운데 가장 중요하다. 컴퓨터 비전 computer vision은 컴퓨터의 '보는' 능력에 관한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인공지능의 하위 분야다. 여기서 '본다'라는 것은 '본 것을 이해하는 것'까지 포함한다. 컴퓨터 비전은 다음과 같은 기술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런 기술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이미지 포착 및 처리, 대상 감지 및 이미지 세분화, 대상 인식, 대상 추적, 몸짓과 움직임 인식, 장면 이해


인간은 무언가를 '지각'할 때 과거 경험을 통해 축적한 모든 지식과 정보를 동원한다. 이는 인간에게는 매우 자연스러운 것으로 여겨지지만 이것을 컴퓨터에 가르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컴퓨터 비전'은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컴퓨터가 인간의 시각적인 지각 능력을 재현하도록 만들려는 연구 분야다.


CNN(Convolutional Neural Network)은 컴퓨터 비전을 위해 설계된 딥러닝 아키텍처로 이미지와 동영상에 다양하게 변형되어 사용된다.


CNN이 처음 논의되었던 1980년대에는 그것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보여줄 충분한 데이터가 없었고 컴퓨팅 성능도 부족했다. 2012년이 되어서야 CNN이 컴퓨터 비전에 대한 기존의 모든 접근법보다 뛰어나다는 것이 밝혀졌다. 마침 이 무렵에 방대한 규모의 이미지와 동영상이 스마트폰을 통해 소셜 네트워크에서 공유되었다. 또 더 빨라진 컴퓨팅 성능과 대용량 데이터 스토리지 비용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러한 요인들이 더해져 컴퓨터 비전의 발전과 확산을 촉진했다.


딥페이크는 GAN(생성적대립신경망)이라는 기술을 기초로 만들어진다.


GAN은 위조신경망과 탐지신경망이라는 두 개의 대립적인 딥러닝 신경망으로 만들어진다.

위조신경망은 탐지신경망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다음에는 탐지신경망을 속이는 데 성공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스스로 훈련한다. 위조신경망은 손실함수 혹은 생성된 이미지와 진짜 이미지 사이의 차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스스로 조정한다. 그러면 탐지신경망은 손실함수를 최대화해 위조물을 감지할 수 있게 스스로 재훈련한다. 두 신경망의 피드백과 조정과 훈련 과정은 수백만 번 반복된다.


딥페이크를 100% 찾아내는 것은 불가능할까? 지금 당장은 어렵겠지만 장기적인 접근법이 한 가지 있다. 원본이 변경되지 않았음을 보장해 주는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해 카메라나 스마트폰으로 찍히는 모든 사진과 동영상의 진위를 촬영 시점에 확인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 웹사이트에 올리는 모든 사진과 영상은 블록체인 기술로 인증되었음을 보여주면 된다.

하지만 그러려면 모든 장치가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해야 하고, 블록체인이 이것을 대규모로 처리할 만큼 빨라져야 한다. 이는 아마도 2041까지는 구현되기 어려울 듯하다.


최근 딥러닝과 GAN의 기술 진보 덕분에 생체인식 분야 역시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인공지능은 목소리나 얼굴 등 하나의 생체 지표만으로 특정 사람의 신원을 검증하거나 인식하는 능력에서 이미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었다. 신체저 특성 정보를 충분히 모을 수 있다는 전제하에 생체 인식 정확도는 사실상 거의 완벽하다고 할 수 있다. 2041년까지 인공지능이 사람의 신체를 인식하고 신원을 검증하는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일을 대신하게 될 것이다.


결정경계 decision boundary, 포이즈닝 poisoning


인공지능이 적대적인 공격을 받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취약점은 데이터를 분류하는 기준값인 결정경계 decision boundary이다. 누군가 결정경계를 추정해 입력 데이터를 위장하면 인공지능이 실수하도록 만들 수 있다.

포이즈닝 poisoning이라고 부르는 또 다른 공격은 의도적으로 악의적인 훈련 데이터 training data를 주입함으로써 인공지능의 학습 과정에 직접 관여해 모델 자체를 공격한다. 이로 인해 인공지능 시스템 전체가 망가질 수 있으며 혹은 범법자에 의해 제어될 수도 있다.


NLP Natural Language Processing(자연어처리)는
컴퓨터와 같은 기계가 인간의 언어를 분석하고 이해해서 처리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인공지능의 주요 분야 중 하나다.

인간의 언어는 지능, 의사소통, 인지 과정의 핵심 요소다. 인간의 언어인 '자연어'이해는 종종 인공지능이 해결해야 할 가장 어려운 과제로 여겨진다. 인간의 언어는 말하기와 글쓰기, 비언어적 소통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언어 능력은 사회적 상호작용과 교육을 통해 함양되며 선천적 요소가 포함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딥러닝은 결국 모든 면에서 인간의 지능과 맞먹는 인공일반 지능이 될 것인가?


우리는 '싱귤래리티'를 맞이하게 될까? 나는 2041년까지는 싱귤래리티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 믿는 쪽이다. 아직 많은 진전을 이루지 못했거나 이해조차 하지 못하는 도전 과제들이 있다. 이를테면 우리는 아직 창의력, 전략적 사고, 추론, 반사실적 사고, 감정, 의식을 모델링하는 법을 알지 못한다. 이러한 과제들을 해결하려면 딥러닝과 같이 비양적으로 발전한 기술이 10여 개더 나와야 한다. 하지만 지금 가지 비약적 기술이라 할 만한 것은 60년에 겨우 하나 출현했다. 그러니 앞으로 20년 동안 그런 위대한 기술 10여 개를 더 갖게 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인공지능은 신약과 백신 개발의 속도를 크게 높이고 비용은 현저히 줄여줄 수 있다. 딥마인드는 단백질 접힘 구조를 알아내기 위해 2020년에 알파폴드 AlphaFold2를 개발했다. 현재까지 인공지능이 과학을 위해 이룬 가장 위대한 업적이다.


확장현실은 실제 세계가 단순히 더 큰 화면으로 확장되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브레넌 슈피겔 Brennan Spiegel박사의 말을 빌리자면, 확장현실은 "두 눈을 드고 꿈을 꾸는 것과 같다." 이러한 기술들은 '실재감 presence'이라고 하는 강력한 체험을 만들어낸다. 가상의 장면, 물체, 등장인물들이 실제와 너무 똑같아서 마법처럼 느껴진다. 나란히 존재하는 또 하나의 현실처럼 느껴지는 이머시브 체험에 빠져드는 것이다. 향후 20년 동안 확장현실 기술은 엔터테인먼트, 교육, 소매, 보건의료, 스포츠와 여행을 혁명적으로 바꿔놓을 것이다.


가상현실, 증강현실 그리고 혼합현실


확장현실 XR은 가상현실 VR과 증강현실 AR 그리고 혼합현실 MR을 모두 아우르는 용어다. 가상현실은 사용자가 몰입감을 느낄 수 있는 가상의 환경을 제공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증강현실은 현실 세계를 바탕으로 그 위에 덧입혀진 또 하나의 세계를 보여준다. 혼합현실 기술은 실제현실과 가상현실을 혼합해 하이브리드 세계를 생성한다.


결론은 이렇다. 2041년까지 우리가 하는 일과 놀이의 많은 부분에 가상 기술이 사용될 것이다. 이 불가피성을 받아들이고 적응해야 한다. 아마도 확장현실 분야에서 거대한 기술적 비약이 일어날 것이며, 그것은 아마도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현재 인공지능에 대해 그러하듯이 모든 산업은 확장현실을 어떻게 사용할지 고민하고 결국에는 수용하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이 데이터를 지능으로 전환하는 것이라면, 확장현실은 인간의 눈, 귀, 팔다리 그리고 궁극적으로 뇌에서 더 많은 양질의 데이터를 모으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과 확장현실은 자신을 이해하고 더 발전하려는 인간의 꿈을 완성하고 그 과정에서 인간 경험의 가능성을 확장할 것이다.


완전자율주행차의 시대는 도래할까?


자율주행차는 단일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이 아니라 수십 년간의 반복적인 연구를 통해서만 진정한 자율성을 갖게 될 것이다. 자동 비상 브레이크는 아직 성장 과정에 있는 자율주행 기술이 선보인 첫걸음 중 하나였다. 또 다른 중요한 점은 자율주행차를 기존 차량을 단순히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자율주행차는 <거룩한 드라이버>에서 묘사된 대로 여러 기술이 상호 연결된 스마트 도시의 인프라 중 일부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되는 과정에서 자율주행차는 여러 산업 분야에서 혼란을 가져올 것이고 심각한 윤리적, 법적 문제들을 제기할 것이다.


전기도, 인터넷도, 시스템을 재시작하는 법을 아는 사람도 없었다. 이제 잠에서 깨어날 지구인의 절반에게 낯선 세상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머지 절반은 이미 대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 있었다.

많은 것이 변했지만 변하지 않은 것도 있었다. 중력의 힘은 여전했고, 전력 생산의 수단도 같았다. 태양이 뜨고 지는 것도 같았다. 늘 그랬듯이 학교와 선생님도 있었다. 새로운 세대가 존재하는 한 옛 전통을 물려받아 문명을 바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낼 것이다. 미래의 인간들은 그들의 부모가 한때 만들었던 것을 재건해 더 나은 새로운 세상을 만들 것이다.

"영원히 셧다운 할 수 없는 것들도 있어요.
다시 시작될 거예요. 시간과 인내심이 필요하겠지만."
"그리고 믿음도 다시 시작될 거예요." "그래요. 믿음도."


기술은 본질상 중립적이다. 선의를 위해 사용하느냐 악의를 위해 사용하느냐는 인간이 결정한다. 파괴적 혁신의 결과로 얻어진 기술은 그것을 사용하는 인간에 따라 '프로메테우스의 불'이 될 수도 '판도라의 상자'가 될 수도 있다. 이점이 바로 <양자 대학살>의 주제다.


인공지능에 의해 자동화가 이뤄질 가장 위험한 분야는 일상적이고 반복적이며 간단한 훈련만으로 수행할 수 있는 직무들이다. 인공지능의 효율성은 가난한 사람들이 더 가난해지는 심오한 구조적 문제를 낳을 것이다. 인공지능의 잠재력은 하나의 질문으로 잘 요약될 수 있다. '일에 있어서 인공지능은 축복인가 저주인가?'


다음 세 가지 능력은 인공지능이 뒤처지는 분야로, 2041년까지 인공지능이 통달하기 어려울 것이다.


창의력 : 인공지능은 무언가를 전략적으로 만들어내거나 개념화할 수 없으며 계획을 세우지도 못한다. 인공지능은 협소한 목표를 위한 최적화는 잘하지만 스스로 목표를 정하거나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없다. 인공지능은 서로 다른 영역들을 넘나들며 생각하거나 상식을 적용할 수도 없다.


공감 : 인공지능은 공감이나 연민과 같은 감정을 느낄 수도 그런 감정을 바탕으로 상호작용할 수도 없다. 인공지능은 다른 사람이 이해받고 있다거나 보살핌을 받는다고 느끼게 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인공지능이 아무리 개선된다고 해도 배려와 공감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혹은 '휴먼터치 서비스 human-touch service' 분야에서 인간과 로봇이 상호작용하며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기란 매우 어렵다.


수작업 : 인공지능과 로봇은 인간의 손재주나 정교한 손과 눈의 협업이 요구되는 복잡한 신체적 노동을 할 수 없다. 인공지능은 알지 못하는 비구조화된 공간, 특히 이전에 관찰한 적이 없는 공간에 대처할 수 없다.


인간노동력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변화에 더 잘 대처하는 방법으로 그리고 인공지능에 의한 경제 혁명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3R, 즉 재학습 Relearn, 재조정 Recalibrate, 르네상스 Renaissance를 제안한다.


재학습 퇴출 위기에 놓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이제 새로운 기술을 습득해야 한다. 희소식이 있다면 인공지능이 숙달할 수 없는 분야가 있다는 점이다.

재조정 새로운 직업을 찾기 위한 재교육도 필요하겠지만, 현재 하는 일의 형태를 재조정함으로써 인공지능과 인간이 공생하는 길로 나아가는 것도 중요하다.

르네상스 적절한 교육과 도구가 있다면 창의력과 연민, 인간성을 구현하고 축하하는,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르네상스를 기대할 수 있다.


인공지능 시대에 행복이란 무엇인가?

1943년에 매슬로는 <인간 동기에 관한 이론>이라는 논문에서 '매슬로의 욕구 단계'로 알려진 이론을 처음 설명했다. 욕구 단계는 아래부터 생리적 욕구, 안전, 사랑과 소속감, 사회적 욕구 혹은 존중, 자아실현으로 구성된다.


심리학자 마이클 아이젠크는 '쾌락의 쳇바퀴 hedonic tread-mill'라는 용어를 소개하며 돈이나 재산이 늘어나도(혹은 줄어도) 항상 이전 수준의 행복으로 돌아가려는 인간의 경향성을 설명했다.


쾌락적 행복(물질적 부, 쾌락, 즐거움, 안락함)과 대조적으로 매슬로의 욕구 단계에서 최하 두 단계를 지나 더 높은 단계로 넘어간 사람들은 정신적 행복(성장, 의미, 진솔함, 탁월함)을 추구한다. 매슬로의 욕구 단계 이론은 쾌락적 행복이 충족되어야만 정신적 행복의 단계들로 올라갈 수 있다고 규정한다. 다시 말해 물질적 욕구가 일단 충족되면 우리는 어딘가에 소속되어 사랑과 존경을 주고받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자기실현을 하고 싶어 진다.


2041년이 되면 더 부유한 사회에서 사람들이 쾌락적 행복에서 정신적 행복으로 이동하면서 행복의 정의가 진화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유토피아로 가는 길에 그토록 많은 걸림돌이 있는 이유는 지금까지의 경제 모델 대부분이 '풍요'가 아닌 '희소성'을 위해 고안된 것이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것이 무상일 때 우리는 왜 돈을 벌어야 할까? 돈이 사라지면 삶의 의미로서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데 익숙한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까? 기업을 비롯한 여러 조직과 단체에는 어떤 변화가 찾아올까?


우리는 미국의 혁신기업가 피터 디아만디스가 '탈물질화 dematerialization'라고 부른 현상, 다시 말해 스마트폰과 같은 소프트웨어 및 플랫폼에 기능이 흡수되면서 많은 물리적 제품들이 쓸모없어지는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 최근의 예로는 라디오, 카메라, 지도, 독립형 GPS 시스템, 캠코더, 백과사전을 들 수 있다. 탈물질화의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면서 과거에 값비쌌던 제품들이 사실상 공짜가 되고 있다.


SF소설은 종종 미래에 대한 선견지명을 보여준다. 풍요와 관련해 <스타트렉>은 환상적인 미래의 모습을 제시한다. 24세기를 배경로 하는 <스타트렉>에서는 리플리케이터가 모든 걸 만들 수 있어서 더 이상 일하고 거래할 필요가 없어진다. 돈과 노동력이 불필요해진 것이다. 직업을 갖는 것은 자발적인 선택 사항이 되고, 더 많은 사람이 에이브러햄 매슬로의 '욕구 5단계' 모델에서 최상층으로 이동해 자기실현을 위해 살면서 사회적 지위와 존중이 새로운 통화가 된다. 이러한 사람들의 예가 바로 <스타트렉>의 엔터프라이즈호 선원들로 그들은 신세계에 대한 탐험과 지식의 추구를 통해 자기실현을 달성한다.


풍요의 시대에 돈은 어떻게 될까?


유발 하라리는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 이렇게 썼다. "우리는 수많은 이방인과도 협력할 수 있는 유일한 포유동물이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도 허구의 이야기를 발명하고 사방으로 전파해서 수백만 명의 다른 사람들까지 그 이야기를 믿도록 납득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라리 교수는 또 이렇게 말했다. "돈은 사실 인간이 발명하고 전파한 가장 성공적인 이야기다. 돈은 모두가 믿는 유일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돈은 기원전 5000년 이후로 인간 사회의 핵심적인 부분이었다. 만일 모든 게 무상이 되어 돈이 사라진다면 그 결과 우리 사회를 떠받치는 많은 중요한 기둥들이 함께 무너질 것이다.

 돈은 가치를 저장하고 교환하는 수단이며 회계와 재무의 단위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수 세기 동안 안전과 생존을 위해 돈을 축적하도록 배워왔다는 점이다. 또 돈은 사회적 지위의 상징으로서 사람들에게 허영심뿐만 아니라 존경심까지도 불러일으키는 존재가 되었다. 돈에 대한 우리의 욕망은 종종 탐욕으로 이어지지만 동시에 삶에 대한 의미와 목적을 부여하기도 한다. 돈은 매슬로의 욕구 5단계 전체에서 핵심적인 요소가 되었고, 돈이 정서에 미치는 영향은 수천 년에 걸친 스토리텔링의 결과 우리 내면에 깊숙이 새겨졌다. 이러한 돈을 하룻밤 사이에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주 긴 점진적이 계획이 필요하다.


풍요와 관련된 문제들


우선 풍요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전면적인 금융 개혁이 필요하다. 각국의 중앙은행과 주식시장과 같은 모든 금융 주체와 제도를 재수립하거나 대체해야 한다.

희소정이 사라지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기업들의 태도가 두 번째 시스템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 역사적으로 거대 기업들은 재화의 생산 비용이 낮아짐에 따라 재화의 가격을 낮추는 이타적인 방식으로 운영되지 않았다. 수 세기 동안 기업들은 자신의 이윤을 계속 보장하기 위해 인위적인 희소성을 만들어냈다.

마지막으로, 풍요로 전환하려면 사회 개혁이 성공해야 한다. 이 책에서 설명한 모든 변화는 전례 없이 대대적인 화해를 촉발할 것이다.

요약하자면, 풍요의 시대로 성공적으로 전환하려면 기업들이 이윤보다 사회적 책임을 우선시하고, 뿌리 깊은 악감정을 가진 국가들이 서로 협력해야 하고, 제도들은 완전히 재탄생해야 하고, 인간의 끝없는 탐욕과 허영은 사라져야 한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은 어렵고 실현 가능성도 매우 작다.


포기해서는 안된다.


풍요에 도달할 기회는 인류에게 궁극적인 시험을 제시한다. 마법과 같은 기술의 융합 덕분에 대부분재화를 거의 무상으로 얻을 수 있게 되면 우리는 부를 축적하려는 무의미한 유혹을 버릴 수 있을까? 모두에게 돌아갈 충분한 물자가 있는데도 심각한 빈곤을 무시해야 할까?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은 분명하다. 인간의 탐욕이 아닌 욕구를 바탕으로 하는 경제 모델을 찾아야 한다. 우리는 매우 어려운 과제와 감당하기 기 힘든 역경에 맞닥뜨렸지만 이를 잘 극복할 때 전례 없는 보상을 받게 될 것이다. 인간이 번영할 수 있는 잠재력이 지금보다 더 큰 적이 없었던 만큼 만일 실패를 한다면 잃을 것이 너무나 많다.


인공지능 이야기: 해피엔딩인가?


인공지능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부를 창출하고, 인간의 능력과 역량을 확장해 주고, 우리가 이렇게 놀고 소통하는 방식을 개선하고,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일로부터 인간이 해방되도록 해주고, 그리고 <풍요를 꿈꾸다>에서 확인했듯 풍요의 시대를 열어줄 것이다.

동시에 인공지능은 인공지능 편향, 보안 위험, 딥페이크, 사생활 침해, 자율무기, 일자리 퇴출과 같은 수많은 도전과 위험을 초래할 것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인공 지능이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그것을 악의적으로 무신경하게 사용하는 인간이 만들어 낸다.


우리는 인공지능과 함께 새로운 세상을 탐색하겠지만 더 중요하게는 우리 자신을 탐색할 것이다. 인공지능은 우리에게 편안한 삶과 안전감을 주어 사랑과 자기실현을 추구하도록 힘을 실어줄 것이다. 인간의 두려움, 허영, 탐욕을 줄여줘 우리가 더 고귀한 욕구와 욕망을 추구하도록 지원할 것이다.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모든 것을 도맡아 우리가 무엇이 우리를 인간답게 하는지, 우리의 운명은 어떠해야 하는지 탐색할 수 있는 에너지와 시간을 줄 것이다. 결국 우리가 쓰는 이야기는 단순히 인공지능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자신에 관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이야기에서 우리가 인공지능과 인간 사이의 균형을 잡을 수 있다면 인류 역사에서 의심할 나위 없이 가장 위대한 업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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