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병상련(同病相憐)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끼리 서로 가엾게 여겨 동정하고 도움
2023년 9월 10일
A level 점수를 확인한 뒤 너무 놀라고 당황하다가 또다시 깊은 나락으로 떨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을 때 다른 누군가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지 않을까? 그 사람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내가 당사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다른 아이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답을 찾고 싶었다.
글로 영상으로 비슷한 처지에 있는 많은 사람들의 얘기를 듣게 되었고 그들의 얘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위안을 받았다. 그들의 상황과 처지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고 십분 이해할 수 있었다. 동병상련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구나. 내가 그렇게 되니까 알게 되는 거지 그렇지 않으면 결코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글로 표현하고 영상을 제작할 정도라면 그들은 이미 그 시기를 지나고 앞으로 나아갈 준비가 되어있는 상태겠지? 그럼 나도 곧 바닥을 치고 올라오겠지? 내려가던 진행 방향이 바뀌어 다시 올라오겠지? 다시 마음을 추스르고 한 걸음씩 내 디딜 수 있겠지? 그렇게 가다 보면 어딘가에 언젠가는 도달해 있겠지? 거기가 어디더라도 내가 걸어온 길이니 받아들여야겠지?
읽어본 글 중에 부모님의 반응을 얘기한 게 있었다. "A level 결과를 듣고 부모님은 놀라울 정도로 동요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들은 어깨를 으쓱했고 함께 옵션을 살펴보았습니다."
나도 그랬었다. 너무나 놀랐지만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아이의 반응을 먼저 살폈고 혹시나 너무 좌절하면 어떡하지 걱정하며 아무렇지 않은 척했었다. 오히려 아이가 놀라울 정도로 동요하지 않았고 옵션을 찾아보고 대처를 했다. 한편으론 너무나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울고 불고 하는 것보다 결과를 받아들이고 다시 뭔가를 하면 될 일이니.
결과를 기다리고 아이가 하는 걸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시간은 오래가지 않았다. 덤덤하게 지켜만 볼 수 없었다. 뭔가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 같고 어떻게 됐냐고 계속 물어보고 추궁하게 되었다. 화가 나고 짜증이 났다. 내가 할 수 없는 부분이어서 더 답답하고 미칠 것 같았다.
내가 더 힘들었었나 보다. 빨리 끝내고 싶었고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한 배신감이 더 컸나 보다. 조금만 더 적극적으로 빨리 대처했더라면 달라질 수도 있었을 거라는 가능성을 놓쳐버린 안타까운 마음이 더 컸나 보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모든 감정이 옅어질 거라는 걸 안다. 언젠간 웃으며 이 시간에 대해 얘기할 수 있을 거라는 것도 안다. 조금씩 줄어들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문득문득 가슴속에서 불덩이 같은 게 솟구치는 걸 느낀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 아직 얼마 되지 않았으니 좀 더 기다려야 한다. 기다릴 수 있다. 다시 잘할 수 있다. 하면 된다. 잘 될 거다.
<UCAS Blog Post>
Ben Fogle: Haven't got the grades you hoped for? Be positive!
I will never forget the day I finished my final A level exam. FREEDOM. The summer that followed was one of the happiest times of my life. No worries. No revision. No pressure. But all good things come to an end, and before the summer was up it was results day. I still get just a little bit sick thinking about it. It was many years ago now but in many ways, it feels like yesterday. It's like a slow-motion rollercoaster. There is nothing you can do to alter or change those results.
So much pressure is placed on those few results. I can remember thinking that my whole life could be made or broken by them. University and thence my career both relied on them. I remember opening the envelope. Heart pounding as my eyes settled on the marks. I could see a D and an N. N? What was that? I had failed.
My stomach churned and I was overcome with a wave of hopelessness. I was alone at home with only my dogs for company. I tried to rationalise the situation but to be honest it felt hopeless. I was a failure.
I fell into a bit of a rut. I was enveloped in waves of depression. All my friends had got their grades and their university places. I had neither.
My parents were surprisingly unperturbed. They shrugged their shoulders and together we looked at options. Retakes. Gap year. Clearing.
It's a long story but I found a job to earn enough money and took off for a year to South America, where I learnt fluent Spanish. One year became two and by the time I returned, I persuaded a university to accept me on a degree in Latin American studies. It's strange, the many twists and turns our lives take, and A level results are important but by no means vital.
My advice to you, if you haven't got the grades you hoped for, is to be positive. There is always another way. There is always an alternative. Don't cave in to the little negative devil on your shoulder. Blow the clouds of despair away and look for the sunlight beyond.
And if in doubt, remember my tale. I failed my exams and I haven't done so bad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