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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이 Jan 18. 2024

세이노의 음악 소리

인식 상태에서 미인식 영역을 건드리는 방식

세이노의 가르침에 나오는 저자의 문제 해결을 위한 방식 중 하나인 음악 소리 듣기가 흥미로워 옮겨 적는다. 저자는 인식 상태에서 들어 본 적 없는 음악 소리를 듣는 것을 인식 상태에서 미인식 영역을 건드리는 방식이라고 하며 다음 음악을 들었다. 가사가 거의 없고 연주에 가까우면서도 어떤 규칙이 있지 않은 그로테스크(?)한 음악 소리들인데(핑크 플로이드는 양반이다) 이런 소리를 듣다가 번쩍 힌트가 스쳐 가는 경험을 아주 많이 하였기에 시도해 보라고 권한다. 그래서 나도 한동안 들어보려고 한다. 


Iron Butterfly, In-A-Gadda-Da-Vida(1968)
Pink Floyd, echoes(1971)
Tangerine Dream, Phaedra(1974), Rubycon과 Ricochet(1975), Stratosfear(1976),  Force Majeure(1979), Tangram(1980), Logos(1982)




이 글의 목표는 미인식 상태(수면)에서 미인식 영역이 보내는 힌트(꿈)를 어떻게 인식 상태에서 재빨리 알아챌 수 있을까가 아니다. 나도 그것은 모른다. 꿈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효과를 볼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지만, 내가 문제 해결을 위해 꽤 오랫동안 사용하여 온 것은 꿈에 의존하는 방식이 아니라 인식 상태에서 미인식 영역을 건드리는 방식이다.


첫째, 샤워장 앞에서 옷을 벗을 때부터 나는 두 눈을 감고 움직이며 샤워를 마칠 때까지 계속 눈을 감고 진행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평상시에 사용되지 않았던 신경과 감각이 주뼛주뼛 일어나 나의 마인드브레인의 전선들이 재배치되도록 한다. 그 과정에서 어떤 문제의 해결방법이 떠오른 적은 거의 없었으나 아래 방법에서의 전선 재배치를 도움받아 왔다고 나는 믿는다.


둘째, 인식 상태에서 들어 본 적 없는 음악 소리를 듣는 것이다(이걸 설명하기 위한 배경으로 TM과 밀교의 만트라를 얘기한 것이다). 비록 파리넬리의 노래나 파가니니의 연주를 들으면서 의식을 잃고 졸도한 사람들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클래식으로는 안 된다. 최초로 시도했던 것은 아이언 버터플라이 Iron Butterfly의 In-A-Gadda-Da-Vida(라이브가 아닌 1968년 스튜디오 녹음)였고 핑크 플로이드 Pink Floyd의 Echoes(1971년)가 그 뒤를 이었다가 탠저린 드림 Tangerine Dream의 Phaedra(1974년), Rubycon과 Ricochet(1975년), Stratosfear(1976년), Force Majeure(1979년), Tangram(1980년), Logos(1982년) 등을 들었는데 각각 그 음반들이 발표되고 나서 몇 년 후에야 비로소 입수할 수 있었다.


유행가도 아니고 상당히 긴 그런 음악 소리(들어 보면 내가 왜 음악이라고 하지 않고 소리라고 하는지 알게 될 것이고 In-A-Gadda-Da-Vida는 중간 부분만 그렇다)를 듣다가 번쩍 힌트가 스쳐 가는 경험을 나는 아주 많이 했었기에, 적어도 나에게는 그 음악 소리들이 앞에서 설명한 만트라가 되어 전선 재배치를 도와주었다고 믿는다. 시도하여 보아라. 눈을 감고 편안한 자세로 크게 들어야 하며 운전 중에는 절대 듣지 말아라(예전에 지인이 운전 중에 듣다가 사고를 낼 뻔했다고 들었다. 탠저린 드림의 80년대 초반 이후 음반들은 대체로 별로였다). 아, 물론 나에게는 이 방법이 효과가 있었지만 당신에게는 아무런 효과가 없을 가능성도 높다.


참고 1: 마하리시 마헤시 요기 Maharishi Mahesh Yogi가 스승으로부터 배운 것을 가르치기 시작한 초월명상 TM: Transcendental Meditation은 1967년 조지 해리슨의 아내가 신문에서 TM 광고를 보고 마하리시의 런던 강연에 비틀즈 멤버들이 참석한 후 인도로 가서 그의 아시람 ashram에 거주하면서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TM의 이론을 간단히 설명하면,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무의식의 바다 밑에서 작은 방울들이 생기는데 그것들이 떠올라 점점 커지고 수면 위 의식의 세계로 들어오는 순간 팡 터지면서 여러 가지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겪게 된다는 것이다. 그 방울들이 무의식의 바다 밑에서 작은 형태로 돌아다닐 때 미리 자기에게 맞는  우주의 소리로 터트려야 하는데, 만트라 mantra라고 하는 그 소리는 공인강사의 지도를 받아 개인별로 전수받게 된다. 옴 마니 밧메(파드메) 훔도 만트라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참고 2: 밀교―Tantrism 혹은 Esotericism―의 뿌리로 들어가 보면 섹스를 중시한다. 목표는 섹스 없는 오르가슴의 추구이고 그 오르가슴을 일상에서 느끼며 살기 위해서는 섹스로 연습하여야 한다. 이때 세 가지가 중시되는데 소리(신음), 체위(자세), 절정(엑스터시)이며 이게 만트라, 무드라, 만다라로 발전한다. 예를 들어, 옴 마니 밧메 훔에서 옴은 우주를 여는 소리이고 훔은 우주가 닫히는 소리이다. 무드라Mudra는 인도의 여러 성전 벽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성교 자세들이며, 이것이 발전하여 요가가 되었다고 한다. 만다라Mandala는 절정을 느끼는 교합상태를 그림으로 표시한 것이었는데 심리학자 칼 융은 만다라가 고대 여러 문화에서 다양하게 존재하였고 원형적 통일체를 상징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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