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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이 Feb 05. 2024

임페리얼 컬리지 런던 인터뷰

내가 독감에 걸리고 난 뒤 며칠 동안은 아이와 밥도 따로 먹고 같은 공간에 있지 않게 서로 조심하며 지냈다. 그런데 독감이 좀 나아진다 싶어 방심한 사이 아이에게 독감이 옮았다. 인터뷰까지는 며칠이 남아 있어 그 사이 치료를 하고 기운을 회복하면 되겠다 싶어 그나마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보험도 되지 않은 비싼 수액을 맞고 나니 거짓말처럼 괜찮아져 컨디션 조절하며 인터뷰를 준비하고 있었다. 


인터뷰당일날 오전. 잠깐 산책 간다고 나갔다 오더니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 같다고 한다. 식은땀이 나고 열이 좀 나는 것 같다고 해서 화들짝 놀라 남은 약을 먹으라고 했다. 약을 먹어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빨리 병원에 가서 수액을 맞으라고 했다. 지난번 독감 처방으로 수액의 파워를 인지하고 있던터라 맞고 난 뒤 1~2시간 내로 회복될 것이고 인터뷰는 한국시간으로 오후 6시니 아직 우리에겐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애써 달래 본다. 다행히 병원을 다녀온 후 오후 4시가 넘어가니 괜찮아지는 것 같다고 딸에게 연락이 왔다. 인터뷰라는 자체가 떨리는 일이고 안그래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은데 독감에 걸려 정상 상황이 아니면 평소 아는 것도 제대로 못할지 모르는데...컨디션이라도 좋아야 알고 있는 거 제대로 대답을 하겠지. 그래야 덜 억울하지. 항상 아쉽고 만족하지 못할 거니 부디 떨지 않고 실력발휘 할 수 있길 빌었다. 쉽게 넘어가는 게 없구나는 생각과 동시에 그나마 오전에 인지하여 대처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험이 끝났다는 발랄한 목소리의 전화를 받고 집으로 갔다. 어땠냐고 물으니 그냥 일반적인 질문만 한 것 같고 준비한걸 다 못 보여줘서 실력발휘를 못한 것 같다고 한다. 그건 어떻게 해도 항상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을 거라고 얘기해 줬다. 질문 내용을 물어보니 작년에는 일일이 Personal Statement에 있는 거 조목조목 물어보아서 그 위주로 준비했는데 이번엔 Personal Statement 내용은 질문하지 않고 다음 4가지를 물어보았다고 한다.


1. Imperial College London에 지원하게 된 동기

2. 산이나 강에 날씨 측정하는 로봇을 디자인하고 고려해야 될 사항

3. 아마존의 '알렉사'나 애플의 '시리' 같은 제품을 만드려고 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과 10년 뒤에 어떻게 변화할지

4. 머리카락 갯 수 세는 법(작년에도 동일한 질문을 했음)


각각에 대해 될 수 있으면 많은 대답을 하려고 했지만 대답이 끝나지 않았는데 시간이 없다며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 매 질문에 대해 충분히 본인의 생각을 다 말하지 못했단다. 한 아이당 20~30분 정도의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고 면접관은 지원자가 얼마나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느냐 보다 질문에 접근하는 방법, 말하는 태도, 임기응변 등 전반적으로 고려할 사항이 많으니 그랬을 것 같다. 혹시 다른 특이한 반응은 없었냐고 물어보니 산에 있는 로봇이 고장이 나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즉각 드론을 이용해서 가지고 오겠다고 대답을 하니 살짝 놀라며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드론 설계, 제작을 하며 드론에 관심을 계속 가지고 있어서 너무 쉽게 나온 대답이었는데 면접관은 조금 의외라고 생각한 건가? 면접관이 전반적으로 굉장히 친절해서 많이 떨리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호응을 잘해주었는지도 모르지만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고 대답을 못한 것 없으니 잘 끝났다고 믿기로 했다. 


나름 인터뷰준비한다고 긴장을 오랫동안 했던 것 같다고 이제는 후련한 마음이 든다고 한다. 그럼, 긴 인생을 놓고 보면 이렇게 중요한 시험도 많지 않을 것인데 얼마나 스트레스였을까? 그리고 그 스트레스는 그 일이 끝나야 끝이 나는 거지 끝난 것처럼 아무리 생각하고 마음을 다 잡아도 끝난 것 하고는 다르다. 결과와 상관없이 대학을 가기 위해 준비한 노력과 시간들은 아이를 조금씩 성장시킬 것이라 믿는다. 그러면서 어른이 되고 사회인이 되어갈 것이고 본인의 인생을 살게 될 것이다. 당분간(3월 말 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학에 대한 걱정은 훨훨 털어버리고 두 번 다시 올 수 없는 인생의 황금기인 백수생활을 즐기길 바란다. 고생했어, 우리 딸! 



Dear candidate            


Please find below your pre-interview exercise:


Pre-Interview Exercise


This is not a test; it an opportunity to think through some of the interview questions without the pressure of the interviewer watching you. You will not be marked on any notes that you make; they are purely for your reference during the interview.


At the start of your interview, please join the MS Teams call with your interviewer via the invitation we sent you.


If you experience any technical issues, please contact.

design.engineering@imperial.ac.uk


Good luck and best wishes


Caroline


Caroline Bellingham (she/her)


Undergraduate and Postgraduate Administrator 
Dyson School of Design Engineering 
Royal College of Science Observatory Building (RCS1)
Imperial College London 
South Kensington


London SW7 2AZ


<인터뷰 전 보내온 메일의 pre-interview exerc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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