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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lie Mayfeng Aug 23. 2017

웰리가마의 낚시꾼들

쥴리 메이펑의 사진이 된 순간들 #013

SRI LANKA.  Weligama. Stilt-fishing. ⓒ Julie Mayfeng






스리랑카 웰리가마. 2012.




웰리가마는 그들의 전통 낚시인 장대 낚시로 유명하다. 다행스럽게도 내가 도착한 날은 음력 보름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스리랑카에서는 매월 음력 보름인 포야 데이(Poya Day)에는 생명을 죽이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낚시 또한 그런 행위였다. 해가 질 무렵이었고, 나는 트라이쇼(삼륜차)를 빌려타고 곧장 바다로 향했다. 



하루만 늦게 왔어도 못 봤을 장면이었다. 여러 명의 낚시꾼들이 가늘고 긴 장대 위에 앉아 낚시를 하고 있었다. 아슬아슬하고 위태로운 모양이었지만 그들의 균형 감각은 대단해 보였다. 나는 사진을 담겠다고 바다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 하지만 내가 감당하기에는 파도도 바다도 사정없이 거칠었다. 게다가 나는 수영을 할 줄도 몰랐다. 바닷물이 허리춤에서 출렁거리는데도 내 프레임 속 어부들을 여전히 저 멀리 보였다. 결국 나는 다른 해변으로 옮겨가 이 사진을 담을 수 있었다. 



땅거미가 지고 모든 어부가 바다를 떠날 때까지 그 해변에 머물렀다. 마지막 어부가 바다를 걸어나오는 모습은 마치 전장에서 이기고 돌아온 개선장군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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