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토 다카시 著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 홀로 이 세상에 발을 내디딘다. 사는 동안 가족이나 친구들이 동행해 함께 하는 듯 보이지만 '홀로 살아가는 주체'라는 본질이 바뀌지 않는다. 그 정점은 죽음이다. 누가 나의 죽음을 대신해 줄 수 없다. 그 순간은 오롯이 나 스스로가 감당해야 할 몫이 된다. 우리의 삶은 근원적으로 고독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직장이나 학교 등을 다니면서 개별적 주체를 인식하며 살아가기는 쉽지 않다.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현대인은 자신의 자유와 주체성을 버리고 집단 속에 묻혀 자기를 잃어간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런 집단의 맞은편에 서 있는 존재를 '단독자(單獨者)'라 명명하며 인간의 홀로서기를 역설했다.
쇼펜하우어는 인간은 함께 할 때 괴롭지만 혼자는 외로운 존재이기 때문에 '함께 혼자 살기'를 추천한다. 형용모순처럼 느껴지는 말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절충된 방안이라는 생각이 든다. 외롭지 않을 정도로 함께 하지만 인생이라는 길은 결국 나 홀로 걸어가야 할 길이라는 것이다.
사이토 다카시가 쓴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은 인간의 고독에 대해 쓴 역작이다. 키에르케고르나 쇼펜하우어의 생각과 맥을 같이 한다. 이 책은 단편적인 삶의 지침서나 개발서와 달리 철학책에 가깝다.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명징하다. '인간은 고독을 통해 성숙해진다. 고독은 나를 나로서 성숙시키는 시간이며, 나를 나에게만 머물지 않게 하는 힘'이 된다고 말한다.
살다 보면 혼자 있을 때가 있다. 그러나 온전히 홀로 있는 시간을 잘 활용하기란 쉽지 않다. 혼자 있더라도 음악을 듣거나 다른 일을 하며 그냥 시간을 흘러 보내는 경우가 많다. 사이토 다카시는 모든 기회는 혼자 있는 순간에 온다고 말한다. 모두와 잘 지내기 위해 노력할 필요는 없으며 익숙한 것과 결별하고, 나를 객체로 놓고 스스로를 단련해 나갈 것을 주문한다. 혼자서 자신의 세계에 침잠하여 자아를 확립한 뒤 다른 사람들과 유연하게 관계를 맺고 감정을 자유롭게 교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종국에는 홀로 된 시간을 통해 스스로를 단련해 죽음마저 담담히 대면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죽을 때는 죽는 것이 좋다"는 료칸 스님의 말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