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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정 Sep 06. 2024

환절기

@BOA.vision by pexels


바람이 분다

바람결에 실려온 낙엽의 소리는 고요하다

이파리는 초록도 갈빛도 아닌 경계선의 색

정류장의 간판에서는 무미건조한 기계음만 흘러나오고 있다


희미하게 젖어있는 땅은 흙의 눈물 자국일까

오는지도 몰랐던 안개비의 체취일까


쌀쌀한 공기를 피해 오래된 재킷을 꺼내 입어본다

도시는 늘 그렇듯 네모반듯한 얼굴을 하고 있으니

코스모스, 구절초, 쑥부쟁이

하얗고 수줍은 꽃잎들을 헤며 걸어본다

멀리서 재채기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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