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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재영 Apr 18. 2017

짜증: 끓는 물 들이붓기

2017년 4월 18일, 일흔아홉 번째

끓는 물처럼 짜증이 솟구친다. 가슴에서, 머리에서, 목에서 말 한 마디가 울컥인다. 쏟아야 하나. 여태까지 매번 고심 끝에 짜증을 해체하기로 결정했지만, 더 이상은 안 된다. 이성의 끈을 끊어보자.

소화하기 어려운 음식은 익혀먹어야 한다. 이것저것 삼키면 병이 나고 속이 아프다. 사람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그 사람의 무례함을 더 이상 삼킬 수 없다싶으면, 면전 앞에서 부어버리자. "그만 좀 하지?" 끓어오르는 분노는 그 사람을 요리한다. 당황한 그 사람을 보고 있노라면 고소하기까지 하다.

그렇다고 아무에게나 들이붓는 습관은 옳지 않다. 끓는 물은 화상을 입힌다. 짜증도 마찬가지. 헤픈 짜증은 누군가에게 무례함이다. 사람들을 아프게 하고 병들게 한다.

세상은 끓는 물이 빗발치는 전쟁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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