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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재영 Nov 21. 2017

속물판별기

2017년 11월 21일, 아흔아홉 번째

1. 사회마다 옳다고 여기는 행위가 다르므로 모든 사회에서 동일하게 여기는 도덕률은 없다.

2. 도덕률은 사람이 만들었으므로 어떤 행위든 사람이 옳다고 여기면 옳은 행위가 된다.

3. 많은 사회가, 많은 사람이 옳다고 여길 수록 더욱 옳은 행위가 되므로 권력이 곧 정의다.

4. 이런 세상에서 후회 없는 유일한 삶은 쾌락을 추구하는 삶이다.

한 2500년쯤 됐을까. 소크라테스도 태어나기 전, 소피스트라는 사람들이 했던 말이다.

처음 배울 때에는 어린 마음에 반발부터 했다. 착한 사람이 되겠다 소피스트에게 침을 뱉던 아이는, 이제 담배를 피우며 그럴듯하다고 가래를 뱉는다.

철학자는 순수한 아이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던, 모든 일을 신기한 눈으로 관찰해야 한다던 글을 읽은 적 있다. 그러나 순수는 잊은지 오래. 바닥이 어딘지도 모를 만큼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그제야 눈이 커진다.

건어물집 북어들이, 너도 북어지, 너도 북어지, 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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