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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재영 May 16. 2022

한동훈이 보는 세상

엘리트는 세계를 이렇게 본다

한동훈이 사직서를 냈다. 내면서  씨는 검사들에게 이렇게 썼다.


"누가 ‘왜 남아있냐’고 물으면 ‘아직 검찰에서 할 일이 있다’는 대답을 해왔다. 할 일이란 정당하게 할 일 한 공직자가 권력으로부터 린치 당하더라도 타협하거나 항복하지 않고 시스템 안에서 이겨낸 선례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검사의 일은 ‘what it is’(무엇인가) 못지않게 ‘what it looks’(어떻게 보이는가)도 중요한 영역이니, 저는 상황이 어떻게 되든 제가 검사로서 다시 정상적으로 복귀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 지 오래였다."


나는 이 대목에서 한 씨가 광신에 빠졌다고 확신했다. 그는 스스로를 '신보다는 조금 안 되는 최상의 능력자' 정도로 본다. 평소와는 다르게 약간의 겸손이 가미되어 있지만, 그건 자기만큼 능력 있는 다른 검사들 눈치를 봐서 그렇다.


그는 자신이 다루는 사실에 대해서는 '그것이 무엇인가'를 말하고,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그것이 어떻게 보이는가'를 말한다. 전문가의 언어에서 진리(알레테이아, ἀλήθεια)와 의견(독사, δόξα)의 대립을 발견해 반갑기도 했다. 그런데 이와 동시에 그는 교묘하게 진리와 의견을 섞어 말한다. 구렁이 같은 그의 화법은 여전히 성가시다.


한 씨의 세계관을 풀어 말하면 이렇다.

1. 세상에는 '무언가(아마도 진실)'가 있는데,

2. 그것은 능력 있는 사람만 '그것이 무엇인지(진리)'를 알 수 있고,

3. 능력 안 되는 사람들은 '그것이 어떻게 보이는지(의견)'만 말한다.

4. 중요한 건 '그것이 무엇인지(진리)'이지만,

5. 권력은 '그것이 어떻게 보이는지(의견)'에 따라 움직인다.

6. 권력자들은 '그것이 무엇인지(진리)' 알 능력이 없음에도,

7. '그것이 어떻게 보이는지(의견)'로만 내게 린치를 가했다.

8. 그래서 권력자는 광기에 휩싸였다.

9. 나는 권력의 괴롭힘을 '팩트와 상식(능력)'으로 이겨냈다.

10. 약자(무능력자)는 아마 나처럼 권력을 이겨내지는 못했을 거다.

11. 그럼에도 이제 내가 법무부 장관으로 출세한다. (두고 봐라)

12. 내 편 들어준 사람 고맙다. (기억하고 있다)


그가 말한 세계는 진리인가, 그의 의견인가?


정치는 당연히 의견으로 형성된다. 진리는 전지전능한 신만 알 수 있는 것이다. 결정적인 증거도 사물을 대하는 인간의 의견으로 형성된다. 검사는 ‘저 자가 범인이다’라는 의견을 법정에 제기하는 것이고, 판사가 이에 동의할 때 그는 범죄자가 되는 것이다. 세계는 참과 거짓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 찬성과 반대가 권력을 형성한다. 인간의 권력이 인간의 세계를 구성한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세금으로 월급 주는 국민을 보고 일해야 한다는 생각은  했지만, 검찰조직을 의인화해서 사랑하지는 않았다.” 나는  말에 찬성하지 않는다. 그는 검찰을 의인화하지 않았을 , 철저히 검사집단의 이익에 따라 행동했다. 그렇게 행동하는  자기 출세에 도움됐을 테니까.


전문은 아래 기사에 나와있다. 기사 내려갈까 봐 댓글에 전문 옮겨둔다.

https://news.nate.com/view/20220515n18553


P.S. 일요신문은 기사를 왜 내렸을까? 한겨레처럼 고소당할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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