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를 꾸준히 지켜보는 시민이 되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임명됐다.
명석한 두뇌로 대한민국 사법체계를 발전시키길 기원한다.
인사청문회를 지켜보면서, 어려운 문제에도 곧잘 해결책을 제시하리라는 믿음이 생기기도 했다.
한동훈 장관은 유능한 엘리트라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엘리트가 곧바로 천재나 위인인 것은 아니다.
구한말 앞다투어 일제에 부역한 자들 중에 엘리트가 많았다.
히틀러가 정권을 잡던 무렵 바이마르 공화국의 엘리트들도 나치를 정당화했다.
한 장관이 유능하다는 점만으로, 엘리트라는 점만으로 그가 위대하다 칭송해서는 안 된다.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복수를 포장하는 건 용납하지 않겠다.
전문가의 권위를 앞세워 시민의 권력을 무시하지는 않는지 지켜보겠다.
위정자는 자신이 하는 일을 시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명백히 복수인 것을 복수가 아닌 듯이,
또는 명백히 발전이 아닌 것을 마치 발전인 듯이 속여서는 안 된다.
대의제 정치는 단순한 위임계약이 아니다.
하다못해 하청계약을 하더라도 원청이 관리감독할 의무를 갖는다.
좋은 시민은 부지런해야 한다.
좋은 시민이 좋은 지도자를, 좋은 국가를 만든다.
생업에 몰입하면서도, 먹고 사는 일만이 삶의 전부가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내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는 역사와 도덕으로 알 수 있다.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현재를 만들어내는 활동이 바로 정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