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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재영 Jul 23. 2016

길 위의 분노

2016년 6월 12일, 서른한 번째

버스를 타면 종종 드는 생각,
'운전 되게 험하게 하신다...' 혹은
'사람들이 진짜 양보를 안 하는구나' 

 

기사님이 화를 내시거나
다른 차가 와서 화를 돋우거나
둘 중 하나인 것 같아요.


보복운전이라는 용어가 생길 정도로
길 위에서 화 내는 일이 잦아요.
존중은 더 이상 길에서 찾을 수 없는 걸까요?


왜 그럴까 생각했더니
길은 세상과 똑같더군요,

데카르트가 말한 세상이요.


운전자가 차를 운전해요,

정신이 육체를 움직이는 것처럼.


다른 차가 보이지만 운전자는 보이지 않아요,
다른 사람의 육체는 보이지만 정신은 보이지 않는 것처럼.


다른 차는 교통신호에 따라 움직이는 기계 같아요,
자율성과 이성이 확실하게 있는 건 나 뿐인 것처럼.


데카르트가 열고 칸트가 완성한 근대 철학의 세계는
제국주의에 빠지고 말았어요.
세상에 확실한 건 나 밖에 없다는 생각이 이끌었죠.


근대 철학에서 벗어나려는 '포스트 모더니즘'은
'나'가 아니라 '너'에 시선을 돌리면서 출발해요.
타자에 집중한 순간, 제국주의는 끝이 납니다.


길 위의 분노도 이렇게 멈출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에게 필요한 건 더 많은 '양보' 표지판이 아니라,
다른 차에 타고 있는 '너'에 대한 생각입니다.


‪#‎하루한생각‬ ‪#‎보복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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