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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재영 Sep 12. 2016

'나'란 무엇인가

2016년 9월 12일, 서른아홉 번째

세상에는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것이 차고 넘친다.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여기는 나조차도,

확실한 언어로 결코 설명할 수 없다.


티끌보다 작지만, 우주보다 거대한;

찰나보다 짧지만, 영원보다 기나긴;

그러하지만, 그러하지 않은 존재가,

지금, 여기에서, 생각하며 있다.


내가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렇게 사랑하는 네가 내 앞에 있는데도

나는 너의 존재를 온전히 알지 못한다.


너의 눈빛, 너의 향기, 너의 웃음, 너와의 입맞춤, 너의 움직임으로,

너를 내 품에 껴안으며 "너는 나의 전부야"라고 외쳤지만,

내가 눈을 잃고, 코를 잃고, 귀를 잃고, 혀를 잃고, 살을 잃는다면,

네가 나를 안아주어도 너는 내게서 없어질 테니.


나는 티끌을 보면 우주가 되고,

우주를 보면 티끌이 된다.

나는 찰나를 지나면 영원이 되지만,

영원을 지나면 찰나가 된다.


나는 그러하다면 그러하지 않지만,

그러하지 않다면 그러하다.


#하루한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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