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27일, 마흔 번째
학교에 가는 길이었다.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가고 있었다. 못 보던 흰색 승용차가 한 대 서 있었는데 누군가 창문에 종이를 끼워두었다.
"폐차 전문." 어디가 망가졌길래 저런 종이가 붙었을까, 차를 한 번 쓱 훑어봤다. 페인트가 벗겨지기는 기본이고 바퀴도 녹슬어 있었다. 붙을 만하네,
하고 고개를 돌리려는 찰나, 머릿속이 번쩍했다. 움직이는 차에게 폐차처분은 가혹하다. 그 차는 어제까지 없었던, 움직이는 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