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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재영 Oct 18. 2016

마음과 말

2016년 10월 18일, 마흔한 번째

좋아하는 마음은 말해야 안다.

감각이 없으면 존재도 없다. 사귀기 전, 삼귀는 사이일 때에는 알듯 말듯한 너의 마음에 애가 탄다. 네가 마음을 드러내지 않으면 그게 있는지 없는지 아무도 모른다. 내가 이렇게 너의 밀당에 흔들리는 건 너의 말 한 마디에 너의 마음이 드러나고 사라지기 때문이다. 네가 나를 정말 좋아한다면, 너의 말에 잠겨 죽어도 좋으니 말좀 해주라.


그런데 사랑하는 마음은 말하지 않아도 안다.

감각은 존재를 왜곡한다. 내 마음을 '사랑한다'는 말 한 마디로 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내 마음을 표현할 다른 말도 딱히 없다. 너는 참 예쁜데, 예뻐서 사랑하는 건 아니다. 너는 참 착한데, 착해서 사랑하는 것도 아니다. 가끔 보면, 내 말이 내 마음을 작게 표현하는 것만 같다. 그럴 땐 차라리, 아무 말도 없이 안아주고 싶다.


#하루한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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