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할 세상이니까 애 안 낳아요

by 철수

요즘 일부 Z세대의 출산에 관한 인식. 이렇게 일부의 생각을 가져와 갈라치기 하나 싶겠지만 Z세대들과 종종 얘기를 해본 결과 생각보다 많은 이들의 인식이 위와 다르지 않다. 출산은 커녕 결혼에 대한 인식 자체가 우리 세대와 많이 다름. 우리는 결혼이 당연한 통과 의례, 미션 + 결혼하면 어른, 안하면 미성숙, 혹은 비정상이라 취급받던 시대에서 나고 자랐다. 당시 드라마에 결혼 안한 기껏해야 서른 내외 '노총각' 삼촌, '노처녀' 이모들이 철부지 캐릭터로 나오는 건 국룰이었음.


이에 대한 반작용일까. -난 개인적으로 세상 일을 작용과 반작용으로 바라보는 걸 좋아함. 1의 작용이 있으면 -1 이상의 힘이 반작용으로 작용. 고로 결혼 장려의 인식은 결혼 해도되고 안해도 되고가 아니라 결혼 하지 말자의 반작용으로 나타난다고 생각- 지금은 레거시 미디어를 시청하지 않는 세대라 세뇌가 안돼서 그런지 빨리 결혼하고 싶어하는 20대는 찾아보기 힘들다. 20대 초반 아르바이트에게 남친이 프로포즈 하면 어떠냐고 물어봤다가 틀딱소리까지 들었다. 요즘 디폴트는 비혼, 결혼 하고 싶어하면 친구들 사이에서도 촌스럽다, 꼰대다 소리 듣는다나 뭐라나. 에라이


결혼에 대한 인식이 이 지경이니 출산 육아는 뭐 안봐도 dvd. 애 아빠로서, 그리고 반Z반꼰으로 이 문제만큼은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결혼/출산은 미친 짓도 아니고 그냥 결혼, 그냥 출산일 뿐이다. 결혼/출산한다고 안망할 인생 망하지 않고 망할 인생 안망하지 않는다. 혼자로 사는 것도 마찬가지. 늘 망하는 건 세상이 아니라 본인 혼자였음. 남들 다 멀쩡히 잘 사는데 혼자 망하는 기분. 그때부터 무간지옥 시작임.


결국 인생은 자기 하기 나름. 어렵다 망한다 해도 다들 돈 벌어 잘 먹고 잘 산다. 진짜 먹고 살기 어려우면 지금 하고 다니는 명품 백에 비싼 너이키 스니커즈 + 곧 죽어도 애플이라며 산 맥북, 아이패드 아이폰 애플워치 등등 다 갖다 팔아야죠. 역사적으로 가장 풍족한 세대가 결혼은 힘들어서 못하고 애는 세상 망할 거 같아 못낳겠다는 아주 역설적인 상황.


형편에 맞게 살면 된다.는 말을 좋아한다. 무리하게 소비하고 투자하는 것보다 형편에 맞게 쓰고 만족하는 인생이 오히려 풍족하다. 형편이 불만이면 늘리려고 노력하면 되는 거고. 그러니까 다들 투자 공부하고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투자하-다가 골로 가는 중이긴 하지만-는 거 아니겠나. 어차피 안된다 주저 앉아서 버는 돈 족족 쓰며 디스토피아적 비관주의를 뿌려대는 건 중2병 피자나라치킨공주들보다는 훨 쿨하고 멋있음.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고 총 탕탕 쏘던 서부 총잽이들 70넘어서 까지 다들 잘 살다 갔고, 세기 말 2000년 오면 지구 망한다고 온갖 괴상망측한 옷-이 요즘 다시 유행하는 건 우연의 일치인가-에 요망스런 삶을 살던 언니 오빠들 지금 내 뒤에서 부장 차장 완장 차고 열나게 일하고 계심.


여러분들 인생 역시 불행히도 계속 될 거임. 철 없는 생각하는 건 자유. 다만 알아서 겨울들 준비하시길...


이상 반Z반꼰이고 싶은 그냥 꼰대 1인의 장광설이었슴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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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코드 1984)

**일단은 뒷담화 및 정보공유, 추후 다양한 활동들을 해나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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