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멍
대부분의 남정네들이 그렇듯 형식적인 인사, 축하 아주 싫어한다.연말연시의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성탄절의 메리크리스마스 같은. 뭐 싫어한다기 보다 매년 굳이 왜...하는 입장.
생일 역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살았다. 내 생일이건 남 생일이건 주는 것도 받는 것도 부담스럽고 번잡스럽다 생각했다. 그냥 좋은 일 있으면 맛있는 거 먹고 슬픈 일 있으면 위로해주고 그게 상호 편하다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었나 올해 생일에 과분한 축하를 받다보니 이젠 형식적인 이벤트에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연락할 일 없는 친구들, 자연스레 혹은 이러저러한 사유로 연락이 끊긴 이들로부터의 축하인사가 올해는 부담스럽지 않은 거 보면 가족 외 인간관계가 참으로 요원해지긴 한 모양. 시골집 개가 오랜만에 오는 우체부 아저씨를 반기는 심정이랄까.
나도 이제 누군가에게 반가운 인사를 먼저 하는 사람이 돼야겠다. 그런 의미에서 누군가의 생일, 크리스마스, 연말 연시라는 형식적 이벤트가 참 좋은 기회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만나지도 못하는데 연락해서 뭐해' 보다는 '만나지 못하니 연락이라도' 의 마인드로.
잘먹겠습니다. 잘먹었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