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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수 Feb 27. 2022

인생의 무게

단지 평범한 사람이 되기 위한 노력

올해 서른 아홉. 새삼 인생의 무게가 느껴진다. 여태 장난처럼 살았어도 운좋게 큰 사고, 위기 없이 살았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역시나 삶은 쉽지 않은 듯 하다



1) 커리어

일단은 본업. 사업이든 직장생활이든 성공은 둘째치고 오래 살아남는 것 자체가 도전이고 평생의 숙제이다. 요즘 회사 일로 스트레스를 좀씩 받다보니 회사 생활에 쪄든 과장 부장 등 선배님들의 일그러진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아 다들 수없는 갈굼과 답 없는 업무와 매일매일 씨름하며 살아왔구나. 그간 너무 철 없이 행복한 시절을 살아왔구나. 이 무게를 앞으로 꽤나 오랫동안 견뎌야 하는구나.


2) 노후

사업으로 큰 돈을 꾸준히 버는 입장이 아니라면 누구나 노후를 대비해야 한다. 저축으로 끝나는 소득 수준이면 다행이나 보통은 투자로 귀결된다. 이거는 쉬운가? 어째 주변에 벌었다는 사람보다 날렸다는 사람들로 허다하다. 특히나 종목 오픈카톡방에는 물린 주주들의 곡소리가 주말에도 울려퍼진다.네 한샘입니다 부동산? 요즘에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47837

결국 투자 역시 가투방의 큰 별 정도형님의 말마따나 '목숨을 걸어야' 성공, 아니 생존이 가능한 영역이다. 어렵다. 월급쟁이 생활보다 훨씬 더.


3) 육아

애 아빠다 보니 최대 관심사는 역시 육아다. 몸 성히 제대로 된 어른으로 키울 수 있을까. 매사가 고민과 의사결정의 연속이다. 어느 어린이집이 좋은지. 영어를 가르치는 게 맞는지 한글을 더 열심히 가르치는 게 맞는지. 유튜브를 보여 줘 말어. 초콜렛을 먹여 말어. 울려, 달래줘 등등 정상인의 멘탈로는 해결이 어려운 상황들이 이어진다. 부모는 자연스레 초인 수준의 멘탈일 가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과연 자녀들을 올바른 길로 이끄는 결정인지. 후에 후회와 죄책감이 부메랑처럼 돌아오지 않을지. 행복의 이면에는 또 다른 걱정과 고민이 쌓인다.



일단 내 기준의 가장 주요한 과업들을 썼다. 저 세 가지 중 뭐 하나 쉬운 게 있나? 하나만 성공하기도 어려운 것들인데 저 세 가지를 잘 해나가야만 지금의 삶을 '유지'할 수 있다. 이건 뭐 있는 힘껏 토사물 삼켜가며 뛰었더니 제 자리인 느낌이랄까. 물론 저 세 가지가 끝이 아니지. 가족/친구 간 인간관계, 건강, 크고 작은 개인 문제까지 지독한 모기 떼 마냥 사방에서 온전한 개인을 물어뜯는 게 인생이다.


더 중요한 사실. 저 세 가지 과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인간은 위인이 아니라 평범한, 실패하지 않은 인생이라는 훈장 같지 않은 훈장을 받는다는 것. 뭐 인생이 그렇죠. 원래 평범하게 사는 게 제일 힘든 거라던데요? 몰라요, 걍 삽니다...

짱구아빠좌 당신은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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