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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수 Mar 09. 2022

정치에 대한 생각

오늘 밤 개표방송을 지켜볼 누군가에게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아니 개소리입니다.


10여년 전 친구 사업을 잠깐 도와주며 모 정치 세력? 워크샵에 동행한 적이 있다. 그 워크샵에는 당시 꽤나 유명했던, 나 역시 그 사람의 책 몇 권을 읽고 호감을 가졌던 한 유력인사도 함께 했다. 허나 당시 그와 그 추종자들의 술자리 얘기들이 무척이나 실망스러웠다. 본인들이 주도하는 정치운동에 '적극' 가담하지 않는 모든 이들은 민족의 적이자 우매한 세력이라는 식의 아주 강력한 비난의 말들이 오갔다. 침묵하는 나와 내 친구는 암묵적인 적으로 지목당했다. 나름 어린 나이에 큰 충격이었고 그 뒤 어떤 쪽이든 극단적인 정치 견해에는 동조하지 않는 것은 물론 관심도 가지지 않겠다 다짐했다. 즐겨 읽던 정치, 사회 담론의 책들도 끊었다.


뭐든 극단은 위험하다. 세상은 극단적인 두 가지 색의 대립이 아닌 무한한 스펙트럼의 총합이다. 이 스펙트럼을 인정하지 않는 모든 것을 경계해야 한다. 비록 그 가치가 절대적인 정의라 할지라도, 양 극단 사이의 중간층의 존재는 존중, 아니 최소한 인지되어야 한다. 적 아니면 우리편의 논리는 곤란하다.


대선으로 뜨거운 요즘, 아니 사실 대선 때문만이 아니라 최근 한 7-8년간 계속 용광로처럼 뜨거웠다는 표현이 맞으려나. 아무튼 다시금 정치에 대해 생각해본다. 술자리에서 정치얘기-라 쓰고 대통령 욕-가 나오면 내가 늘 하는 말이 있다. '대통령이든 정치든 결국 금리, 통화량 같은 거시 지표일 뿐'이라는 말. 거시는 우리가 바꿀 수 없는 다른 세계의 영역으로 그것에 거스르고 욕하며 스트레스만 쌓기 보다 그 흐름에 돈만 벌면 된다.라는 뜻이다.


우리가 욕한다고 금리를 다시 낮출 수 있나? 없다. 그럼 금리가 올라가는 시기에 수혜를 보는 업종, 기업은 뭔지 고민해보는 게 현명하다. 마찬가지로 현 정권에서 부동산 시장을 잡겠다며 정작 가장 필요한 공급 대신 말도 안되는 규제를 남발해 공급은 물론 거래 자체를 줄인다. 그럼 어떻게 될 것인가? 당연히 부동산 값이 오른다. 그럼 멍청한 정부라 욕하기 전에 먼저 대출 받아 하루라도 빨리 부동산 투자를 하는 게 현명한 행동이었다. 욕은 그 다음에 해도 늦지 않으니까.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대통령 욕, 정치인 욕, 세상 욕'만' 하는 건 인생에 전혀 도움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그렇게 욕 하면 풀리기보다 더 쌓이고 더 빡친다. 내가 해봐서 안다. 그리고 정작 이 얘기를 들어야 할 반대 세력은 관심도 없고 들으나 마나 한 같은 편만 맨날 똑같은 욕하고 서로 화풀이하다 끝난다.

난 더는 그러지 않기로 했다. 정치, 대통령 말고도 나를 열받게 하는 건 많다. 한ㅅㅐㅁ..당장 머리에 띠 두르고 시위하고 정치권에 뛰어들 상황이 아니라면 알아서 피해 안보게 조심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인 선거나 열심히 하기로 했다. 정치인 욕 할 시간에 차라리 야한 농담이나 하는 게 낫다고 결론 내렸다.


분노와 저주의 감정을 나누면 안타깝게도 반이 아닌 배가 된다. 이는 본인의 건강만 악화시킬 뿐이다. 이거야말로 반대 쪽이 바라는 결과일 수도 있다. 다 떠나서 욕 한다고 달라지면 나도 수십 수백번 욕하겠다. 하지만 욕이 세상을 바꾸진 않는다. 세상을 바꾸는 건 행동이다. 행동의 스펙트럼은 아주 다양하다. 투표도 그 중 하나이다. 어쩌면 가장 중요할 수도 있다. 투표'만'하는 이를 비겁하다 욕해선 안되는 이유가 여기 있


결론 : 투표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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