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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수 May 31. 2022

인생에 목적, 혹은 목표가 꼭 있어야 할까


이제 마흔을 향해가는 어디쯤 열심히 꼰대계 인싸가 되기 위해 노력중인지라 자주 이런 저런 생각을 한다. 최근엔 목표에 대한 생각을 잠깐 해봄.


아침마다 책을 읽는데 워낙 난독이라 속도가 영 안난다. 하루 30분, 30페이지 내왼데. 느린 거 맞죠? 암튼 이런 내 불만을 유튜부 알고리즘이 어찌 읽었는지 아래와 같은 영상을 추천해줬다.

https://www.youtube.com/watch?v=dC2Z5sQx2mw


이윤규씨라고 어린 나이에 사시 합격하고 본인만의 공부법, 마인드셋을 알려주는 변호사분이신데. 독서법 영상도 주기적으로 올려주신다. 그 중 우연히 이 영상을 보게 됐다. 왜냐면 내가 책을 저렇게 위에서 아래로 읽으니까. 근데 다 저렇게 읽지 않나요..?


저 행님이 말하는 독서법의 요는 정독 전에 1)목차, 소제목 숙지 2)각 소제목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책 전체 스캐닝. 완독에 30분 정도 속도? 그렇게 목차, 소제목에 대한 숨겨진 답을 찾다 보면 책 내용이 그려지고 이러한 내용을 중심으로 정독하면 타인에게 설명할 정도로 머리 속에 남는 암기가 가능하다고. 이러한 사전 과정은 조소로 따지면 뼈대 만들기와 같단다. 본인이 만들고자 하는 뼈대를 세우고 작업하지 않으면 아래처럼 아주 괴상한 모양이 만들어진다고.




윤규 행님은 독서 역시 이러한 뼈대 만들기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하는데 설득돼버림. 예전에 잠깐 그림을 배울 때에도 밑그림은 필수였다. 내가 원하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밑그림이 잘못되면 완성된 그림도 망치는 게 당연한 수순이었음. 그래서 지금 읽고 있는 제프베조스 책을 가지고 한번 해봤는데 어렵네 ㅎㅎ 그래도 일단 세 번째 스캔중. 현재까지는 나쁘지 않다.


무대뽀식으로 읽을 때에는 가끔 집중도 안되고 읽고나면 인상적인 몇 부분만 남기 일쑤였는데 이렇게 읽으니 무엇보다 집중이 잘된다. 약간 토익 문제풀이 하는 그런 느낌? 시험 풀 때에는 집중 잘되잖아요^^ 두번째로 인상적인 몇 구절만 남는 것이 아닌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짧게나마 머릿 속에 남는다. 이제 정독할 차례인데 내용을 대충 알기에 속도는 확실히 빨라질 듯.


암튼 이전 독서와 달라진 이유는 목적이 생겨서 아닐까 싶다. 단순히 있으니까 읽는다, 끝까지 읽어야 한다의 당위적 이유가 아닌, 주제 그리고 소제목에 대한 답을 찾겠다는 적극적인 목적을 가지고 숨은그림찾기처럼 책을 읽게 된다.


인생은 어떨까. 예전 모 잡지에 짧은 칼럼을 쓴 적이 있는데 그땐 꿈이 행복을 잠식한다라고 썼다. 꿈에 대한 강박. 즉 꿈이 없는데 꿈을 가진 남을 보며 나도 가져야 한다는 강박, 그리고 나에 대한 고민 없이 남의 꿈 패치 수준의 허황된 꿈을 가지고 이를 달성하고자 노력하는 이들이 느끼는 허무, 혹은 좌절 등. 그야말로 꿈이 필수인 꿈 공화국에 살고 있는 젊은이들을 합리화하는 글이었던 거 같은데. 지금 돌이켜보니 부끄럽다. 죄송합니다.


오늘로 전향하겠습니다. 꿈은 필요합니다. 근데 꿈이란 말은 너무 거창하니까 목적, 목표라고 합시다. 아주 사소하지만 되고자 하는 무언가를 그릴 필요가 있고, 혹여나 그게 없다면 지금 내가 하는 무언가의 다음 스텝을 그려보는 수준도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난 왜 이걸 하는가. 이걸로 무엇이 될 것인가. 등등.


지금 하는 일에 대해 사소하나마 의미를 부여합시다. 단순한 일과가 아닌 내가 그리는 무언가를 위한 과정이라는 의미. 그럼 높은 확률로 작은 목표들을 하나 둘 달성하게 되고 그렇게 달성하다보면 목표가 눈덩이처럼 커져... 아니 커지지 않아도 좋습니다. 사니까 사는 거지라는 생각,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이 내가 의도하는 대로 살고 있다는 생각으로 바뀌면 정말 내 의도대로 인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물론 아닐 수도 있지만 적어도 가능성이 생깁니다. 0%에서 50%로. 안된다에서 될 수도 있다는 아주 큰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안될 수도 있다는 점은 잊지 마시구요.


쓰다 보니 뭔 소린지... 블로글 글 쓸 때에도 뼈대를 잡는 습관을 가져야겠다. 끝.

밑그림 없는 내가그린기린그림의 나쁜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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