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ehwa Lee Feb 13. 2019

03. 이게 베이킹이라고? (하)

토스터로 만드는 오트밀 쿠키 도전기

야매 쿠키를 만드는 방법은 단순하게 세 단계로 요약된다.


버터를 녹인 뒤 계란을 푼다.

여기에 재료(밀가루, 오트밀, 설탕, 시나몬 등 기호에 따라)를 부은 뒤 섞는다.

반죽을 덜어 모양을 잡은 뒤 굽는다.


02화에서도 적었듯이 내가 자유롭게 부엌을 쓸 수 있는 시간은 고작해야 서 너 시간. 때문에 조리를 시도할 때 단순하고 얼른 부엌을 치울 수 있는 레시피를 선호한다. 야매 쿠키도 그중 하나인데, 재료만 준비가 되었다면 모든 과정이 20분 내로 끝날 정도로 간단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굳이 이를 풀어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재료 준비 하기


*필수 재료 : 곡물 가루(박력분, 오트밀, 아몬드 가루 등 아무거나.), 버터, 계란

*부가 재료 : 시나몬가루, 바닐라 익스트랙, 피넛버터, 각종 견과류, 꿀, 향신료 등 취향에 따라.

나는 밀가루 대신 건과일이 든 뮤즐리와 버터, 계란, 꿀, 설탕,  바닐라 익스트랙, 시나몬을 준비했다. 꿀과 설탕은 레시피에서 뺐다.



2. 반죽 하기? (재료 모두 넣고 섞기)

버터를 전자레인지에서 액체가 될 때까지 해동한 뒤, 계란을 섞어 준비해둔다.(버터+계란은 가루를 뭉치게 하는 용도이므로, 재료들을 끈끈하게 잡아두는 정도면 충분하다. 녹인 버터에 계란이 익지 않도록 주의한다)


뮤즐리의 입자가 거칠기 때문에, 반죽이 잘 뭉치게 하는 용도로 절반 정도는 갈아준다. 여기에 나머지 뮤즐리를 원물 그대로 담아 끈적한 느낌이 들 때까지 섞는다.(고운 가루는 반죽이 잘 뭉치도록 도와주고, 거친 입자들은 씹는 느낌을 준다. 부풀어 오르는 과정이 딱히 필요 없는 쿠키므로, 끈적해 보이는 점도가 될 정도로만 섞는다.)

뮤즐리 절반은 믹서기에 갈았다, 너무 고울필요는 없으며 뭉치기 쉬운 정도면 된다.



3. 모양 만들기


반죽을 비슷한 양으로 소분하여 동글동글 굴려준 후 종이 포일 위에서 한두 번 꾹꾹 눌러준다. (이때 꼭꼭 뭉치면 단단한 밀도의 쿠키가 되고, 대충 누르면 파삭한 느낌이 된다. 나는 후자를 선호한다.)


눈대중으로 비슷한 정도 크기로 모양을 잡아 만든다. 모양은 어떻든 상관 없다.




4. 굽기 / 식히기


종이 포일에 올린 채 오븐 토스터기에 넣는다. (뚜껑이 달린 프라이팬에서도 굽기가 가능하다. 다만 습기가 찰 때마다 물을 닦아주면 된다.)


완성된 쿠키는 눅눅해지지 않도록 식힘망에 둔다. (집에 식힘망이 있을 리 없으므로, 그냥 채반에 올려두었다. 갓 구운 쿠키는 생각보다 부드러운데, 식을수록 단단해진다.)

좌측의 토스터는 내기억으로만 이십 년 정도 되었다. (그러니까, 거뭇거뭇 해 보이는 건 정말 때가 아니라 그을음이다.) 아직도 건재하게 작동중. 상표처럼 its MAGIC이다




5. 완성!


모양을 어떻게 만드는지, 얼마큼 꾹꾹 눌러 뭉치는지 등에 따라 완성된 쿠키의 느낌이 달라진다.


야매 쿠키는 오늘로 딱 세 번째 만들어봤다. 식감과 향의 차이정도만 날 뿐, 딱히 실패할 일이 없다.





앞서 '상'편에서 거창하게 저탄 고지 다이어트니 뭐니 들먹이다 서두가 길어졌지만, 결국 이 쿠키를 시도하게 된 이유는 단지 오트밀이 남아서였다. 또한 첨가물 없이 건강하게 만들 수 있고, 또 기본 재료에서 이것저것 가감이 가능하다 보니 실험(?)해 보는 재미도 나름 있다. 나는 여기에 미숫가루, 카카오닙스, 토피넛라테 파우더까지 넣어봤다... 결론은 전부 무사통과. 더 달거나, 덜 달거나, 딱딱하거나, 부드럽거나 정도의 차이다.


처음이 어려울 뿐이지, 막상 시도해보면 이보다 쉬울 수 있을까 싶은 야매쿠키 만들기. 베이킹이라 하기에도 민망하지만, 단순함이 주는 매력은 역시나 달콤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03. 이게 베이킹이라고? (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