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이안, 다낭 여행
여행 이틀 차, 일찍 눈이 떠졌다. 기분이 좋아서 그런지 달고 살던 피곤과도 작별했다. 눈 뜨자마자 리조트 내에 있는 조그만 피트니스 짐에 가서 30분 간 일립티컬을 탔다. 원래 계획은 근력운동이었으나, 근력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은 아니었다. 아주 오랜만에 일립티컬로 유산소를 하니 생각보다 힘들었지만,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이후 조식을 먹고 바로 수영장으로 갔다. 수영을 하는데 무슨 일인지 한국에서보다 접영이 더 잘됐다. 따뜻한 햇살을 가득 품은 따뜻한 수영장 물은 내 수영 실력까지 업그레이드시켜 주었다. 수영이 즐거워서 다시 한번 행복해졌다. 이 여행의 행복은 빈도수가 높다. 평상시의 10배의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
추천받은 쇼어클럽에 가서 간단하게 오징어구이와 감자튀김, 와인과 커피를 먹었다. 배가 고프진 않았지만 맛있어서 계속 먹었다. 풍경이 충격적으로 좋았다. 바다를 바라보며 잠시 잠이 들었다. 아무것도 안 하는 상태를 오래 유지하다 보니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은 압박에 뜬금없이 네일아트를 떠올렸다. 한국에서는 돈낭비 같아서 절대 하지 않는데, 저렴한 물가에 한 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엄마는 해본 적 없어서 더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급하게 찾아서 도착한 네일샵은 청결과는 거리가 멀지만 너무 열심히 해줘서 기분이 좋았다. 디자인도 요청한 대로 나왔다. 네일아트 하는 사이에 비가 잠깐 스쳐 지나갔다. 날씨 요정님은 나를 사랑하는 게 분명하다.
오늘의 유일한 계획은 소원배를 타는 것이다. 소소한 목적이 있기에 다시 올드타운으로 향했다. 어제보다 더 재밌는 건 왜일까? 코코넛 젤라또도 먹고 마그네틱도 사면서 구경하면서 다니다 보니 날이 저물었다. 소원배 타는 곳엔 여행객들이 바글바글했다. 온갖 여행객을 여기서 다 만나는 기분이다. 등 뒤로 땀이 주룩주룩 흘러 내렸다. 후기를 보니 가끔 터무니없는 가격을 부르는 업주도 있다고 해서 가격을 신경 써가며 티켓을 구매했다. 더위를 뚫고 기다려서 탔다. 배를 타도 더운 것은 가시지 않았지만, 풍경이 너무 예뻤다. 힘들어도 열심히 노를 젓는 사공은 놀랍게도 방긋 웃고 있었다. 친절하게 사진도 찍어주기까지 한다. 강에는 전등과 소원등들이 둥둥 떠있어서 반짝거렸다. 이 잔상은 여운이 길게 남을 것 같다.
호텔로 돌아오니 아직 수영장이 열려있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수영러버로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바로 갈아입고 뛰어들어서 수영을 했다. 시원하면서도 따뜻한 물온도에 피로가 녹았다. 이 느낌을 계속 간직하고 싶다. 물도 깨끗하고 켜진 조명이 예뻤다. 그 안에서 수영하는 내가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부러울 지경이다.
(이곳에는 도마뱀 친구가 밤에만 나타나나 보다. 사실 마뱀이들을 무서워하기 때문에 혹여 숙소 안에 나타날까 두려움에 떨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마뱀이들은 숙소 밖 계단에만 계셔주셨다. 너무나도 다행인 일이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