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을 가게 된 계
첫 회사를 그만두고, 딱 3일 쉬고 다음 회사로 이직을 했다. 첫 회사는 선배나 후배와 나이도 비슷해서 밤새 일을 하더라도 비교적 즐거운 일들이 많았다. 그런데 이직한 회사는 정형화된 회사로 나이 차이가 어마어마하고, 지금으로 말하자면 꼰대력이 넘치는 회사였기 때문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들어가자마자 큰 행사를 앞두고 있어서, 경력이 짧은 나에게 지나치게 많은 업무 강도로 느껴졌다. 그래서 퇴사를 하고 싶어서 매일매일 고민을 했다.
나에게는 고등학교 때부터 친했던 친구들이 있다. 그 친구들 중에 일부는 나를 포함해서 비교적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한 애들이었다. 그들과 만나 이야기를 하다가 유럽여행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내게는 20대 버킷리스트였기 때문에 가야겠다는 흐릿한 계획만 있었을 뿐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다. 그렇게 이야기하다 보니 우리 셋은 내년 5월에 출발하자는 약속을 잡아버렸다. 그렇다. 나의 퇴사는 그렇게 미뤄진 것이다. 놀랍게도 그 계획을 세워놓고 나서는 회사에 빠르게 적응을 할 수 있었다. 그래! 내가 1년 동안 열심히 돈을 모아서 유럽으로 튀자! 나의 자유를 누리러 가자! 이러면서 버틸 수 있었던 것도 같다. 그렇게 무모하지만 나에겐 원대했던 유럽여행이 내 눈앞에 성큼 다가올 수 있었다.
우리는 보통 사람들과 다른 루트를 짰다. 한 친구는 혼자서 유럽여행을 이미 돌고 왔기 때문에, 그 친구를 위해 가보지 않은 나라를 넣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럽여행으로는 묶어서 가지 않는 터키와 그리스를 추가했다. 그러다 보니 유로 패스를 사서 기차를 타는 건 불가능해졌다. 우리는 모든 이동구간을 거의 비행기로 이동해야만 했다. 이게 우리 여행에 다양한 에피소드를 가져올 거란 생각은 하지 않고, 다소 고생은 하겠지만 시간을 아끼는 방법이라고만 생각했다.
터키에서는 이스탄불 말고도 유명한 여행지가 많은데 그 여행지 중에 카파도키아라고 벌룬 투어를 하는 도시가 있다. 사진만 봐도 심장이 뛰었기 때문에 우리의 일정에 끼어 넣었다. 그거 말고는 딱히 하고 싶은 것은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그 도시를 1박으로 잡았다. 이게 또 우리의 불행을 야기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계획을 짤 때는 그저 설렘만 가득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무모한 계획이었는데 말이다.
우리의 여행은 54박 56일로 정해졌다. 그리고 날짜는 파리에서 프랑스혁명 기념일에 축제를 즐기기 위해 파리에 가는 날짜를 기념일 날짜에 맞춰 출발 일정을 조정했다. 우리의 그 여행은 정말 다양한 에피소드가 생성되었고, 말도 안 되게 타이트한 일정을 소화해야 했지만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앞으로 모든 여행기를 다 적을 순 없겠지만, 기억에 남는 에프소드 위주로 글을 써볼까 한다. 그 추억으로 지금껏 살고 있으니 그 추억을 정리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유럽여행 루트>
영국<런던> - 체코<프라하> - 오스트리아<빈> - 헝가리<부다페스트> - 터키<이스탄불 – 카파도키아 – 파묵칼레> - 그리스<아테네 – 산토리니> - 이탈리아<로마 – 포지타노 – 로마 – 피렌체 – 베네치아> - 스위스<루체른 – 체르마트> - 프랑스<니스> - 스페인<바르셀로나 – 세비야> - 프랑스<파리>
오스트리아 <빈>을 여행할 당시 찍었던 사진, 유럽은 이렇게 말들이 많이 돌아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