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투병 중 드는 생각
뽀로로에게는 가장 유명한 명언이 있다.
“노는 게 제일 좋아”
30살이 넘어서도 뽀로로 주제가만 들으면 일을 때려치우고 뛰어나가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언제나 내 안에는 백수의 꿈이 존재한다. 나의 하루는 언제나 꽉 차 있다. 출근해서 일하고 퇴근 후에는 복싱과 웨이트를 한다. 귀가 후에는 책을 읽거나, 일이 생기면 일을 하다 잠이 든다. 이렇게 꽉 찬 삶을 사는 건 내 욕심 때문이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선 뽀로로의 명대사가 재생된다.
며칠 전,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다가 어깨에 통증이 일었다. 종종 근육통과 통증을 구별하지 못해서 방치한 적도 많았지만, 이번에는 느낌이 달랐다. 이러다 망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병원에 갔다. 맙소사! 관절의 간격이 좁아졌으니 어깨에 무리되는 움직임은 피하라고 한다. 복싱도, 웨이트도 잠시 이별을 통보해야 했다.
운동을 위해 비워뒀던 시간을 독서로 채우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운동을 하지 않으니 숨겨뒀던 나의 게으름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너무 무기력하고 스트레스가 쌓였다. 부르짖던 노는 시간이 넘쳐나는데도 오히려 독서에 대한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시간을 쪼개서라도 책에 집착하던 내가, 그 시간을 낭비하고 있었다.
강제로 노는 시간을 가지다 보니 오히려 그 시간이 재미없다. 빨리 낫기만을 기다리며 그저 누워있다. 천장 보는 게 가장 즐거웠던 내 뽀로로는 막상 누울 기회가 많아지자 도통 튀어나오질 않는다. 어쩌면 휴식이란 건 돌아갈 일상이 있어야 기쁜 것일지도 모른다. 아님 어쩜 내 안에 노예 본능이 뽀로로를 누르고 있을지도.
그래도 나는 언제나 돈 많은 백수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