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슝 여행기(3)

눈호강데이. 기승전맥주

by 초이

영국영사관 > 구산페리항구 > 치진섬 > 전동자전거 렌트샵 > Estrella del Mar > 구산페리항구 > 항원우육면 > 호텔 > 리우허야시장 > 까르푸 > 세븐일레븐


오늘은 잠을 잘 못 잤다. 집 계약 문제로 대출에 대한 처리가 필요해 긴장을 했기 때문이다. 원래 알고 있던 것과 처리가 달라져서 부동산과 통화를 했다. 그런데 집주인이 연락이 닿지 않아서 굉장히 초조했다. 한국 시간으로 2시까지 처리를 해야 해서 기다리다가 직접 임대인에게 연락을 했다. 알고 봤더니 부동산 사장님이 연락처를 잘못 알고 있어 생긴 해프닝이었다. 처리가 되어 안심했지만 굉장히 초조하고 불안해서 머리가 복잡했었다.


아침은 우버이츠로 배달을 시켜 먹었다. 지난번 타이베이에서 먹었던 참치 딴삥이 매우 맛있어서 그걸 또 시켜 먹기로 했다. 우버 천재인 친구가 꼬부랑 한자의 벽을 뚫고 어찌어찌 주문을 넣었다. 우리는 스마트폰 없이 여행이 불가능하다. 택시도 불러야 하고 배달도 시켜야 하고 예약도 해야 하고 지도도 봐야 하고 번역기도 돌려야 한다. 스마트한 스마트폰 세상 정말 만만세다.


영국영사관에 도착해 내리는 순간 흘러내렸다. 쨍쨍한 햇빛에 앞머리가 꼬불해지고 노란 티는 찐하게 물들었다. 계단을 올라야 해서 더욱 더웠다. 예쁜 벽돌 건물에 푸른 하늘이 절경이라고 생각했다. 높은 곳이라 아래를 내려다보면 바다가 보였다. 다들 사진 찍으러 오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영국영사관에는 카페가 있는데 다양한 티를 주문할 수 있었다. 로지 프룻티를 시켰는데 매우 맛있었다. 시원한 물을 계속 리필해 주어 물배로 가득 찼다. 사진을 잔뜩 찍고 채운 물을 내보내줘야 하는데 화장실이 조금 심상치 않았다. 하지만 참다가 큰일 날 것 같아서 용기 내어 들어갔다.


페리를 타고 앉았는데 별로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다 왔다고 했다. 굼벵이처럼 작게 움직여서 움직임을 느끼지 못했다. 내려서 제일 먼저 전동 자전거를 빌렸다. 어디서 빌려야 하나 어리둥절했는데 결국 해변 입구에서 2시간 빌리기로 했다. 빌려서 달리는데 풍경도 예쁘고 바람이 불어 시원했다. 멋진 풍경을 눈에 담으면서 사진도 찍고 달렸다. 유독 우리 자전거가 꼬물차여서 애칭을 꼬물이로 지어 불렀다. 꼬물이는 굉장히 터덜터덜 소리를 내면서도 열일을 했다. 꼬물이가 내는 소음까지도 좋을 만큼 재밌고 편했다. 돌아다니다가 본 카페에 들어가서 커피랑 튀김들을 먹었는데 가게가 굉장히 웅장하고 부내가 났다. 다양한 피겨와 제일 빵빵한 에어컨, 한가한 아르바이트생, 냉방으로 춥기까지 한 화장실까지.. 엄청난 부자가 심심풀이로 낸 가게같이 멋있었다.

꼬물이

꼬물이를 타고 해변 입구로 돌아와서 정들었던 꼬물이를 보내줬다. 꼬물아 잘 가! 다음번엔 멋지고 튼튼한 놈을 렌트하겠다고 다짐하며 배를 올라탔다. 어린 남학생들은 어느 나라나 시끄러운가 보다. 아이들의 소음으로 인해 정신없이 다시 가오슝으로 돌아와서 항원 우육면을 먹으러 갔다. 나이 지긋한 할머니가 주문을 한국어 섞어가며 받아 주셨다. 한국인 맛집들은 다들 조금씩 한국어로 대답해 주셔서 편하다. 그렇게 주문한 우육면은 미친 맛이었다. 고기가 입에서 사르르 녹는 느낌에 황홀했다. 이번 여행은 혀가 아주 즐거운 여행이다. 이렇게 벌써 저녁이 된 것에 슬퍼하며 마지막 쇼핑을 준비했다.


큰 가방을 들고 리우허 야시장 안에 있는 왓슨스에 도착했다. 그 왓슨스에 소반 베이커리 펑리수가 있다는 사실을 접수했기 때문이다. 지난번에 우연히 산 소반 베이커리 펑리수가 맛있어서 그걸 사고 써니힐 펑리수도 있어서 그것도 주문했다. 굉장히 뿌듯하게도 이지카드를 사용할 수 있었다. 내 꽁돈! 내 행운! 그러고 나서 리우허 시장 안에 있는 누가크래커 맛집을 방문했다. 호텔에다가 이미 메이메이 누가느래커를 배달시켜 잔뜩 사놓고도 여기서 또 사고 있는 나란 욕망꾼. 누가크래커를 시식하고 그 옆에 누가캔디를 시식했는데 너무 맛있어서 걔도 데려왔다. 나란 놈의 쇼핑은 어디까지인가? 친구들이 먹고 싶다던 흑당버블티와 소시지를 사서 또다시 영혼의 짝꿍 까르푸로 향했다.

호텔 1층에는 작은 주전부리존이 있는데 아침에 죽순이 그려진 과자를 먹고 맛있어서 그걸 사고 싶었다. 그런데 맙소사. 행동파 친구가 직원을 찾아 물어보니 직원이 “메이요우”를 말했다. 실망이 큰 내 옆에서 다른 친구는 뒤져서 나오면 가만 안 둔다고 말하면서 찾기 시작했다. 본인은 맛없어서 안 살 거라면서 제일 열심히 찾던 친구는 정말 죽순 과자를 발견해 주었다. 직원보다 잘 찾는 멋진 녀석! 덕분에 그거랑 18일 맥주를 사서 호텔로 돌아왔다. 대만에서 만난 소울메이트 18일 맥주!

이제는 당연하게 세븐일레븐에 들려서 호텔로 돌아왔다. 오자마자 후다닥 씻고 과일을 시켜놓고 올 때까지 캐리어 정리를 했다. 내일 아무래도 개고생 각이 보였다. 제일 많이 쇼핑한 내 자신에게 박수와 야유를 동시에 보내본다. 기다리던 과일이 도착해 맥주를 꺼내 모여 앉았다. 그런데 과일에 우리가 주문한 하미과가 누락되었다. 친구가 가장 기대하던 과일이어서 속상했지만 그냥 포기해야 했다. 여러모로 아쉬운 마지막 밤이다. 그래도 18일의 맥주는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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