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적으로 품격 있게

구독자를 사로잡는 법

by 초이

인터넷 신문 기사를 보면 헤드라인이 자극적이다 못해 품격이 없다. 막상 내용을 보면 별다른 내용이 없는데 마치 난리가 난듯한 제목에 홀린 듯이 클릭을 한다. 그리고 내용을 보면서 비난을 한다. 우리 시대의 기자들은 어쩌다가 다들 기레기가 되었나 한탄이 나온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그게 기자들의 잘못만은 아니다. 신문을 보는 독자들은 헤드라인이 도파민을 울리지 못하면 관심조차 갖지 않기 때문이다. 기자인들 그런 글만 쓰고 싶은 것은 아닐 것이다. 단지 고상한 제목의 글은 아무도 읽지 않는다. 악플이 무플보다 낫다는 것? 그것은 연예인을 향한 말이 아니라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요약한 말이다.


콘텐츠를 제작하려면 누군가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누군가는 내가 제작한 콘텐츠를 봐야 한다는 말이다. 내가 만들어 나만 보고 나만 만족하면 그것은 좋은 콘텐츠일까? 그건 그냥 내 일기장이다. 좋은 콘텐츠가 되려면 누군가의 클릭을 유발하는 섹시한 문구가 필요하다. 요즘 나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바로 이 문구이다. 많은 구독자들을 홀릴 수 있는 한 문장. 심혈을 기울여 만든 콘텐츠보다 눈에 띄는 썸네일 한 장이 더 많은 조회수를 유도한다. 같은 내용의 콘텐츠도 어떤 포장지를 사용해서 사람들에게 내놓는가가 그 콘텐츠의 생사를 결정한다. 이 한 문장을 위해 몇 시간이고 고민한다. 누군가의 마음에 쏙 드는 문장이란 무엇일까?


얼마 전에 갑자기 떠오른 아이디어로 큰 고민 없이 콘텐츠를 올린 적이 있다. 이미 올렸던 것을 재활용하고 문구만 다시 붙였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고 업로드한 것은 아니었다. 그냥 이 내용으로 업로드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의미 없이 올린 것이 19만 이상의 조회수를 유도했다. 엄청난 노력 끝에 얻어낸 것이 아니라 그저 집에 가다 생각난 문구였기에 어리둥절했다. 섹시한 문구는 내 노력으로 나오는 것이 아닌 것 같다. 그저 얻어걸리는 것이며 언제 어떻게 얻어걸릴지는 모르는 일이다. 콘텐츠 자체가 좋아서 높은 조회수가 나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만 유명하지 않은 출연자가 나와 아무리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도 사람들은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럴 때 필요한 건 사람들의 도파민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나의 내면에는 선비가 자리 잡고 있다. 고상하고 품격 있는 것에 절여져서 도파민을 자극하는 것에는 재능이 없다. 내 안에 자리 잡은 이것을 버려야 할까? 과연 버릴 수 있을까? 아무래도 어려운 일이다. 그러니 나는 자극과 타협을 해야 한다. 내용은 고상하게 만들지언정 포장지에서는 품격을 내려놓는 것. 그게 내가 해야 할 선택이다. 나의 모든 콘텐츠가 사랑받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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