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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청객이 다녀갔다

식물 서리하는 노루

by 시인의 정원

부르지 않은 손님이 다녀갔다. 이렇게 포트와 화분을 밟고 넘어뜨리고 갔다. 밤에만 오던 녀석들이 점점 대담해져서 낮에도 온다. 눈이 마주치면 한동안 꼼짝 않고 바라보다가 가까이 몇 걸음 옮기면 후다닥 달아난다. 숲에서는 맛볼 수 없는 별미들이 널렸으니 한 번 맛보고는 끊을 수 없을 것이다. 두 발로 걷는 인간을 마주치는 두려움보다 색다른 식물들의 오묘한 맛을 어찌 참으랴. 희귀 식물, 아끼는 나무들을 잘도 알고 골라서 먹는다. 잎새들이 자랄만하면 먹어치우니 이놈들이 얄밉다. 별 대책이 없으니 넘어진 것을 세워주기만 한다(울타리를 치기도 어려운 구조라서). 너무 자주 오지는 말아 주면 안 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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