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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서리하는 노루 2

by 시인의 정원

정원주는 시도 때도 없는 그들의 습격에 대책을 세웠다. 울타리를 치기에 어려운 구조라서 다른 방법을 찾았다. 그것은 동작감지 센서이다. 카메라 모양의 감지기를 동선 곳곳에 달아 놓았다. 움직이는 물체를 감지하면 빛을 쏘아서 순간적으로 놀라게 된다. 겁먹고 달아나면 헤치지 않고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며칠 동안 지켜보니 효과만점이었다.


그러나 어린 한 놈이 두려움을 극복한 건지, 별식을 참을 수 없었는지 다시 오기 시작했다. 며칠에 한 번씩.

한 달 이상 지나자 더 자주 오더니 아무런 위험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 소식을 들었나 보다. 성체들도 거리낌 없이 출몰한다. 너희들이 다치는 것은 원치 않아.


다른 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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