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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풀

병풀

by 시인의 정원

호랑이도 다칠까마는

상처 입었을 때

이 풀밭에서 뒹굴며 치료했다는데


호랑이 같은 그가

숨죽여 들썩이는 등을 보았을 때

그도 연약한 인간이었음을 알고 말았네


울 밖 바람을 막아내다

눈비에 삭은 울타리는

흔적 없이 사라지고


어느덧 그의 자리에 선 울담은

인생의 굽이길에


그의 풀밭이 어디였을까

흐린 기억을 더듬어 보는데


있기는 했을까

만나기는 했을까


까만 창을 바라보다

소리 없이 두드리는 눈발에

손을 얹어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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