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 부들
여물도록 아프게 품었다
벗어나려 애쓰지 않아도
때가 되면 놓아줄 것을
그리도 답답했는지
떠난 후에
뿌리내리고 씨 맺는 것이
저절로가 아님을
힘을 다해 견디고
버텨야 함을
알려나
홀가분히 떠나가는
씨앗들을
바람에 부탁한다
부디 양지바른 좋은 땅에
데려가 주기를
<섬, 사람> 출간작가
제주의 풀, 꽃, 나무를 소재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내밀한 세계와 삶을 내용으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