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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by 시인의 정원

온화한 날씨에 동백꽃이 피었습니다. 처연한 아름다움이랄까요. 나목들 사이에 선혈 같은 낙화를 떠올리게 됩니다. 꿀벌들은 아직 잠에 취해 있어요. 동백꽃은 기다리겠지요. 따사로운 빛이 벌통의 겨드랑이를 간지럽히면, 꿀벌들이 날아올라, 웽웽웽 흥겨운 축제가 벌어집니다. 수정된 꽃은 홀가분히 떨어지겠지요. 완두콩 보다 작은 씨 하나 달아 두고요.


보고 또 볼 테지요.


이 겨울이 가기 전에

그리운 이를 만날 수 있을까요.


기다린다고 말한 적 없이

동백꽃 기다리 듯

돌담 밖을 서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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